어르신들의 희망 터 일구는 이복희 학장

“세상 밖으로 나와 즐거운 인생 만드세요”

주간시흥 | 기사입력 2009/11/28 [17:43]
주간시흥 기사입력  2009/11/28 [17:43]
어르신들의 희망 터 일구는 이복희 학장
“세상 밖으로 나와 즐거운 인생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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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여 년 째 노인들에게 배움의 장을 열어주고, 그들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시흥시민대학의 이복희학장.

그는 비교적 일찍 노인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되어 오직 한 길만을 걸어온 사람이다.
하루하루 소일하는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노인들의 삶을 바라보며, 노인들의 삶도 얼마든지 값지고 멋진 삶이 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을 조금이나마 개선해 보고 싶은 마음에 이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작부터 남다른 노인에 대한 시각은 결국 그일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일수 밖에 없었고, 그것에 대한 열정은 이제 멈출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2003년 57명의 노인에게 한글을 가르치면서 시작한 시민대학은 오늘날 지역에서 진정한 평생교육의 요람으로 성장했다.

현재 시민대학에서 강의를 들으며 참여하는 노인은 모두 700여명에 달하며 하루 평균 100여명이 다녀가고 있다.

다양하게 마련된 13가지 프로그램은 매회 수강생들이 몰려 조기 마감되는 현상을 빚고 있으며, 그중 한글 교실과 영어교실은 어르신들의 입소문을 통해 반을 각각 4개 반, 3개 반으로 늘렸을 정도다. 어디 그뿐인가 6급한자에 도전하는 2개반은 성취도 또한 높아서 자긍심이 이만저만한게 아니다.

모든 수강과목은 순전히 노인들의 요구에 따라 개설되어 있기에 반응 또한 뜨겁다.
노인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이 이토록 뜨거운데도 수강료는 겨우 6개월에 1만원이다. 수강료외에 부대 비용이나 물품은 후원을 받아 무료로 제공된다. 지역 어르신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만큼 행복충전소로 소문난 시민대학의 오늘이 있기까지어려움도 많았다.
초창기 시민대학은 청소년자원봉사센타에서 더부살이를 했던 모습에서 신천동 삼미시장에서 작고 보잘것없는 교실로 출발했다. 

소래고등학교에서 교체된 낡은 책걸상을 얻어와 교실을 꾸몄고, 매달임대료와 운영비를 감당하기위해 여러 개의 카드를 돌려쓰기도 했다.두 번이나 이사를 할 때도 어르신들과 함께 리어카로 손수 이삿짐을 날랐다. 궁핍하면 통한다 했던가 그는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해야 했던 절실한 순간에도 든든하게 곁에 있어준 어르신들이 있었기에 지금껏 버틸 수 있었다고 한다.

그중 지금은 고인이 된 강대옥 어르신은 그 힘든 시절을 음으로 양으로 함께 견더준, 그에게는 정말 잊지 못할 정도로 고마운 분이란다.

그 어렵던 시절.
처음 한글교실을 다니던 초기 멤버들 중에는 지금까지도 함께 하는 이가 있을 정도니 어려웠던 시절의 인연이 오래도록 아름답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그는 좌절하는 법이 없다. 주위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때도 늘 그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한 가지 생각만 했다. "누가 뭐라해도 나의 삶은 노인들과 함께 하리라" 고 자신을 독려했다.

언젠가는 좋은 환경에서 노인들이 공부하게 되는 그날만을 꿈꾸며 견디고 또 견딜 뿐이었다고 회상한다. 그때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좋은 지금의 건물에 터를 잡은 것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는다.

처음 이곳으로 이사 올 때의 벅찬 심정은 말로다 못할 지경이라고. 그간의 고생스러움에 목이 메는 눈치다.

사단법인 복지세상미래의 부설기관인 시흥시민대학은 해마다 1,000여명에 달하는 노인들에게 효도잔치를 열고, 시흥실버가요제를 통해 실버가수를 배출하는 등 노인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전진기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오고 있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학예발표회'는 이미 노인들 사이에서는 화제거리가 아닐 수 없다. 내년 2월에 열리게 될 '학예발표회'를 준비하느라 노인들은 요즘 한껏 들떠있다고 한다.

한편,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는 보살핌 가정봉사원 파견 센터로써 방문서비스를 제공하고, 건강한 어르신들에게는 남은 삶을 즐겁게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안내자의 역할도 해내고 있으니 지역 어르신들에게는 진정한 희망 터가 아닐 수 없다.

어디 그뿐인가 매달 그는 노인들에게 어떻게 하면 문화적 혜택을 줄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다행히도 그의 주변에는 이일에 함께 도움을 주고 힘을 주는 지인들이 많다며 "그분들이 있어서 더 꿈을 키울 수 있었고, 힘들어도 이일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머지 않은 미래에 '시흥시민대학'의 모습은 노인들의 희망터이자 노인인재 양성소가 될것이라고 확신한단다. 
고령화 사회에 돌입한 우리 현실에 비추어 보면 얼마든지 가능성 있어 보인다.
“나이 탓만 하지 말고 조금만 시야를 넓히면 얼마든지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 되니 문을 열고 나오기만 하면 즐거운 인생이 되도록 안내해 드리겠다.”며 환하게 웃는 그를 보니 “인생은 80부터!”라는 말이 실감난다.

시흥시민대학에 가면 날마다 청춘으로 살 수 있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즐거운 인생을 만들기 때문이다.

힘없이 세월만 가도록 기다리는 무기력한 노년은 이제 없다. 배움이 끝이 없듯이 그들의 미래 또한 끝없이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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