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행복해요!!”

중증장애인 오은정 씨 ‘자립 체험홈’으로 人生反轉.

주간시흥 | 기사입력 2010/09/10 [23:44]
주간시흥 기사입력  2010/09/10 [23:44]
“너무나 행복해요!!”
중증장애인 오은정 씨 ‘자립 체험홈’으로 人生反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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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반전을 이뤄낸 장애인 오은정씨가 자신이 써온 글들이 보관된 블로그를 펼쳐놓고 설명하고 있다.     © 주간시흥

 
 
 
 
 
 
 
 
 
 
 
 
 
 
 
 
 
 
 
 
 
 
 
 
 

 
 
 
 
 “장애인의 자립은 자유를 누리는 것이다!!”
드라마작가의 꿈을 키우며, 새 인생 밑그림 그려

 
어느날 시흥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소녀티를 벗지 않은 예쁜 한 장애인(지체장애 1급, 언어장애, 뇌경변)의 환한 미소를 만나면서 인간의 인생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죽기 전에 꼭 드라마 한편 쓰겠습니다.”라고, 어눌하지만 강직한 눈빛으로 말하는 오은정 씨(여, 32세)는 이제 성인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새내기 사회인이다.

오 씨는 그동안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한 시흥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수수꽃다리)의 장애인 자립지원 프로그램인 ‘자립체험 홈’을 통해 1년여 기간 동안 장애인으로서 혼자 살아가는 ‘홀로서기’ 방법을 터득하고 이제 당당히 자기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하여 세상에 나서게 된 것이다.

오은정 씨가 사회인으로 세상에 나오기 까지는 기구한 오 씨의 사연이 숨겨져 있다.
오 씨는 소방공무원이던 부친과 어머니 사이에 1남3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본인의 기억으로는 처음부터 장애가 심한 것이 아니었으며, 치료를 받으면 좋아질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할머니에 의한 종교적인 치유방법으로 안수기도원에서 기도 치료 등을 하기도 했다고 전한다. 부친이 사업실패 지병 등으로 가세가 기울자 10세 되던 해 장애가 심해진 오 씨를 더 이상 키울 수 없는 가족들은 오 씨의 의지와 관계없이 성남에 한 시설로 맡겨지게 됐으며 이때부터 가족과의 인연도 끊기게 된 것이다.

오씨는 20여년 이상을 살아온 시설의 생활에 대해 “고집 세고 말 안 듣는 문제아로 취급되어 힘든 시설생활을 해야만 했으며, 세상과는 격리된 생활로 삶에 대한 의미를 모르고 살았다.”고 회상하며 잠시 눈물을 보인다.
 
오씨는 시설에서 생활하면서 20세 초반에는 시와 글을 쓰게 됐으며, 24세 때인 2003년도에는  ‘우리들의 자화상’(자폐아를 둔 엄마가 아이를 키워 화가로 성공한다는 내용)의 소설을 써내 입상을 하기도 했으며, 책자로 발간되기도   했다.

시설의 교육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국립재활원의 기숙사에서 6개월의 교육을 받던 중 우연히 자립을 지도해주는 장애인자립의 ‘체험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며, 지난해인 2009년도에 이곳 ‘수수꽃다리’의 장애인 체험 홈에 입소 신청하여 1년여 동안의 단계별로 구체적인 사회적응 훈련을 거쳐 당당하게 자립의 길을 열 수 있게 됐다.

“국장님 은정이가 내 집을 마련했어요.”라고 울먹이는 전화소리에 “그래 ‘오은정이네 집이다.’ 명패도 달아라.”라고 최근 오 씨와 수수꽃다리 최병례 사무국장간의 전화 통화내용과 “은정이가 돈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지원금 등을 절약하여 1년 동안 200만원을 모았으며, 이 자금으로 원룸을 얻어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이다.”라고 설명하면서 프로그램에 잘 따라준 은정이가 참으로 대견하다고 칭찬을 늘어놓는다.

얼마 전 가족들을 찾은 오은정 씨는 가족들에게 부담이 될까봐 자립생활을 반대했던 것에 매우 서운했다는 마음을 전 할 때는 한참동안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그리고 오씨는 눈물을 닦으며 “이제는 가족들이 자신을 부담스러워 하지 않도록 살아갈 수 있어요.”라고 또박 또박 의사를 전하면서, “처음에는 사회로 나가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이제는 욕심도 버리고 마음을 비웠답니다.”라며 사회에 적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두 시간가량 인터뷰가 이어지자 지난 과거보다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는 눈치다.

오씨는 6개월 전부터 미디어 관련 교육에 열중하고 있다. 이미 오래전에 글 솜씨는 인정을 받은 터이고, 이제는 본격적인 작가활동을 하기위한 자기계발을 시작한 것이다.

현재 아나운서 구성작가 수업을 하고 있는 오 씨는 예전에 틈틈이 써왔던 글들이 모아져 있는 자신의 블로그를 펼쳐 보이며 작가로 인생을 살고 싶다는 강한 의지와 자신의 새로운 인생을 멋지게 만들어 가겠다는 마음을 전한다.

오 씨가 가지고 있는 또 한 가지 욕심은 자신과 같은 장애인들이 자유를 마음껏 누리며 세상에 나와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도우는 일이라면서 “자립 체험홈에서 일하고 싶다”는 자신의 희망을 말하며 앉고 싶은 자리의 책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오 씨의 인생이야 말로 진정한 인생반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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