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수 시흥시장 옥중에서 편지 전해

시흥시민들에게 사죄하는 마음 담아

주간시흥신문 | 기사입력 2009/02/06 [21:40]
주간시흥신문 기사입력  2009/02/06 [21:40]
이연수 시흥시장 옥중에서 편지 전해
시흥시민들에게 사죄하는 마음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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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연수 시장이 시흥시민에게 보내온 옥중편지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께, 이제 작별의 인사를 드리면서

 
오랜 기간동안 저의 재판으로 인해 장시간 자리를 지키지 못하였고,
본의아니게 시정업무에 지장을 드렸으며,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시민여러분들에게 큰 실망을 드리면서 떠나게 되어
한없이 낮은자세와 겸손한 마음으로 머리숙여 깊은 사죄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를 위해 잊지 않고 찾아와
위로와·격려를 아끼지 않은 시민들과 시의회 의원님들,
민선4기 저의 선거공약 사업들을
제가 없는 가운데에도 차질없이 잘 추진해오신
부시장님 이하 공무원들에게 수고의 위로와 감사를 드립니다.

톨스토이의 人生哲學에서
“언제나 나 자신보다 훌륭한 사람과 사귈 것”을
人生수칙으로 삼아야 한다던 것을 저는 그렇게 살지 못했지요.

그냥 의욕만 앞서 추진할려는 일욕심과
저의 부적절한 주변관리로 인해 오해를 받게된 선입견과
재판에서 예단의 벽은 견고한 철옹성 같아
저를 위해 더 이상 심리하여줄 재판은 없었지요.
세상일에는 자기 마음만 믿다가는 “큰일 날일들이 많겠구나”
재판부를 마지막까지 이해를 시키지 못했던 아쉬움만 남긴채
한줄기 바람처럼 그냥 이대로 떠납니다.

 
지난 모든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를 원망하거나 낙심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상황가운데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되어
모두 하나님의 뜻이기에 순종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섭리안에 일어나는 일들에는 그저 절망할 이유도
불안해 할 이유도 없기에 말입니다.
성경에서 “요셉”은 노예로 팔려갈 때 한없이 울고 또 웃었지요.
노예생활과 감옥생활에서 고난의 세월을 보낸후 요셉이
총리가 되어 꿈이 성취되었을때 얼마나 기뻐했겠습니까?

요셉처럼 人生을 눈물과 웃음이 교차되는 수례바퀴 같습니다.
요셉처럼 저의 삶의 해석을 하나님손에 달려있기에
이 다음엔 하나님이 저에게 또 어떤 은혜를 주실지
기대해 보면서 항상 꿈꾸는 자로 살겠습니다.

이번 저의 불행과 실패와 문제를 거울삼아 시흥의 꿈을 꾸는
젊은 시민들과 후배 공무원들에게는 타산지석이 큰 교훈으로
배우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저로인해 마음 우울해 하셨던 가까웠던 시민들
그리고 저를 위해 고생하셨던 우리시 공무원 여러분들
이제 밝고 맑게 웃어 버리세요.
마침 곧 새봄이 온답니다. 훈풍과 함께 온답니다.

“오이도와 똥섬앞의 갈매기떼들 먹이도 많이주면 관광자원이 될텐데”
생각해보면서 바다와 폐염전의 갈대밭 생태공원
물왕리호수와 저수지들을 개발하고 넓은들 푸른산이 많아
녹색의 자연이 풍부한 아름다운 시흥에서 사는 것을 자랑스러운 날이 올거예요. 

정부시책이 마치 우리시흥에 도움이 되는
시책들이 많아져서 절호의 기회가 왔습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시민들과 시의회 의원님들,
아이디어 많은 젊은 시 공무원들이 한마음으로 시흥을 위해 더욱 분발합시다.
소박하고 인정많은 도시는 우리 시흥뿐인 것을 더욱 사랑합시다.
 
4월이 가고 보리가 무르익은 봄날 5월의 보리밭 언덕넘어
간혹 들려오던 뻐꾸기 소리는 고요와 적막과 외로움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아마 아실거예요. 가난해서 혼자사시는 노인들의
외로움과 고독을 생각해 보시면 아실거여요.

5월의 시골마을 6월의 보리익는 계절에는 왠지 모르게 이리저리 짜증만 나고
가난과 외로움이 싫어 훌쩍 나와버린 것이 먼 옛날이 되었지요
그러던 어느날 시흥에서 시장이 되어 미산동의 어느 할머니를 만났더니
오죽했으면 “차라리 명절같은게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던 할머니의 그 말씀을
돌아가신지 오랜 저의 어머니가 하시던 말씀과 꼭 그대로 하시네,
“죽지 못해 살지요” 하시던 그 얼굴 모습에서
그 가난떼어내지 못하고 그 외로운 고독에 젖어서 나오는 소리에 마음아파
“제가 힘이 되어 드리겠다” 던 약속 이루지 못하고 떠나야 했으니... 
이대로 그냥 떠난다니 시장이 언제 올까 , 혹시 기다릴까”
마음 아파합니다. 저의 못난 잘못이 이렇게 가슴을 찢어 놓습니다.

오히려, 제가 와 있어서는 안될 이곳에까지 찾아와
저를 만나지도 못하고서 ‘위로의 편지’ 메모라도 남기고
가셨던 시민들이 있었지요. 

그렇게 잘 살고, 잘 나간다던 사람이 아닌
노점상연합회원님과 미화원, 장애인상인들이 였으니
그분들에게 끼친 실망, 눈물로 남았습니다.

제가 살아가는 날까지 시장이 아니어도 저를 믿고 따르던
저를 알게 모르게 밀어주고 걱정하던 그 많은 분들에게
다 “내형제 같이 자매같이” 그마음 그대로 보답코져
든든한 울타리로 삼아가겠습니다.

법정스님의 저서인 “아름다운 마무리”에는
삶에 대해 감사하게 여기는 것이라 했습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했습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미련없이 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라 했습니다.

또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 했습니다.
이러하듯 할일 많은 시흥시에도 또다시 분주한 새로운 시작을
기대합니다.

어느 시인의 詩처럼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고 했습니다.

“다시는 묻지 말자

내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은

저 세월들은


다시는 돌이킬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꺽고 뒤돌아보는 새는

이미 죽은새다.”

-유시화 詩에서-


 
라는 저의 마음을 노래하듯 하였지요
이제 제가 약속을 못지키고 먼저 ‘떠나가는 새’ 가되었습니다.
때론 저로 인해 마음 상해 하셨던 분
저로 인해 미운마음 가지셨던분들도 다 용서해 주세요.

작별의 말조차 잊었다 할까봐 긴 편지를 씁니다.
시청 사무실 직원들에게도 작별의 말조차 잊은채로
한번 떠나온 그날(?)아침이 마지막이 될줄은
차마 생각 못했지요. 그때 한번 떠나온길
다시 돌아갈수 없었지요.

아! 마음가득 사랑하던 시흥시민 여러분
따뜻한 시의원 여러분, 시청기자실 여러분들
시청 공무원여러분들, 모두 안녕!





2009. 1. 31.

떠나가는 새 이연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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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말이 09/02/19 [18:35] 수정 삭제  
  아니 죄인이 뭔 말이 그렇게 많은지?
감방에서 인생공부 좀 많이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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