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2일 오전 평생학습센터1층 시흥시농아인협회(지부장 정성희)의 수화교실. 4명의 주부들이 농`통역사인 김순임(43세. 하상동)씨의 지도에 따라 열심히 수화를 배우고 있다. 이들이 각각 수화를 배우는 목적과 동기는 다르지만 청각장애인과의 원활한 소통을 꿈꾸는 것만은 같다.
일주일에 두 번 화·목요일 오전에 이곳에 모여 수화를 배우는 것은 청각장애인에 대한 사랑과 관심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이들에게 수화를 가르치는 김순임씨는 본인이 농아인 이면서 동시에 농·통역사를 하고 있다.
평생학습센터에서 운영하는 수화교실은 기초반, 중급반, 회화반으로 나뉘는데, 기초반에서 회화반까지 오기까지는 대략 일 년 반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한다. 현재는 기초반부터 회화반까지모두20명가량이 수화를 배우고 있다.
10여년 넘게 교회에서 수화봉사를 해오고 있는 이재순(51세,은행동)씨는 "늘 수화를 배우고 싶었던 열정을 이곳에서 이룰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함께 배워 온 탓에 늘 생활 속에서 수화를 연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앞으로 노후에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에 늘 열심이라고 말했다. "수화로 말하는 것을 일반인들이 어렵게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인간은 오감으로 통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우선 기본단어만 익혀도 농아인과의 대화에 대한 부담감은 사라진다"고 그들이 먼저 우리가 하고자 하는 말을 알아듣기 때문에 때로는 놀랍기도 하다"며 배우고자 한다면 주저 말고 배우기를 바란다며 당부했다.
2명의 자녀가 모두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김미숙(41세, 소사동)씨는 멀리 부천에서 이곳으로 수화를 배우러 온다.
거리가 멀긴 해도 조금이나마 아이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까하는 마음에서 이곳에서 수화를 배우는데. 어쩌다 아이들에게 수화로 대화가 될 때면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늘 아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답답한 경험이 있던 그에게 수화야 말로 아이들과의 소중한 소통을 이끌어내는 고마운 매개체인 셈이다.
청각장애인인 시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김진희(34세. 하중동)씨는 학창시절 농아학교에서 파견 나온 농아인에게 수화를 배운 뒤 지금까지 수화를 배우고 싶은 열망만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늘 배우고 싶었는데 방법을 몰라 답답했다가 이번에 이렇게 배우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기꺼이 그것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며 누구나 도전할 만한 가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다함께 소통하는 세상을 꿈꾸고 있는 한 더 이상 대화의 단절은 없어보였다.
박경빈 기자thejug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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