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은 위연이 와 싸움을 걸어 축융부인이 달려 나가 싸움을 걸었지만 결과는 전날과 마찬가지였다. 다음날에는 조운이 나와 싸움을 걸고 축융부인이 나와 맞섰지만 조운은 몇 합 싸우지도 않고 달아났다. 축융부인도 여전히 매복이 두려워 도망치는 조운의 뒤를 쫓지 않았다.
그런데 축융부인이 막 군사를 돌리려 할 때 어디선가 위연이 나타나 욕을 퍼부으며 덤벼들었다. 참고 참았던 축융부인도 이 욕질에는 발끈하며 위연을 덮쳐갔다. 이런 축융부인을 놀려대듯 위연은 몇 번 맞붙어보지도 않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성난 축융부인은 이것저것 생각지도 않고 그대로 위연을 뒤쫓아 갔다. 한참을 달려가다 보니 큰 함성이 일며 말이 밧줄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기다리고 있던 마대가 얼른 축융부인을 사로잡아 공명에게로 끌고 갔다.
공명은 축융부인의 밧줄을 풀어주게 한 뒤 맹획에게 사람을 보내 부인과 장의, 마충을 바꾸자고 하자 이 전갈을 받은 맹획은 얼른 거기에 응해 장의와 마충을 돌려주고 축융부인을 찾아갔다.
맹획은 아내가 돌아온 것이 기쁘기는 했으나 한편으로는 걱정도 컸다. 은근히 믿었던 그녀도 공명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런저런 걱정을 하고 있는데 팔납동주가 왔다는 전갈을 받았다. 그 말을 들은 맹획은 뛰어 나가 팔납동주를 맞았다. 맹획은 그에게 그간의 일을 말하고 도와주기를 간절히 빌자 팔납동주인 목록대왕은 대왕의 원수를 갚아주겠노라고 했다.
다음날 목록대왕은 자기가 이끌고 온 군사들과 사나운 짐승들을 데리고 촉군과 싸우러 나갔다. 조운과 위연은 목록대왕을 보고 예사롭지 않음을 알고 놀란 빛을 감추지 못했다.
두 사람이 넋 잃은 듯 보고 있는데 목록대왕이 갑자기 무언가 중얼중얼 외며 들고 있던 종을 흔들자 홀연 미친듯한 바람이 일며 모래와 돌을 비 뿌리듯 촉군에게 퍼부었다. 그뿐이 아니라 뒤이어 뿔 나팔 소리가 나자 목록대왕이 데리고 온 짐승들이 바람을 타고 촉군을 덮쳐왔다.
조운과 위연이 아무리 맹장이라도 이런 적과 싸워보기는 처음이어서 촉군은 제대로 맞서보지도 못하고 뒤돌아 달아나기 시작했다. 조운과 위연은 싸움에 진 군사들을 겨우 수습해 대채로 돌아가 공명에게 있었던 일을 그대로 보고했다.
이들의 보고를 들은 공명은 빙긋 웃으며 “싸움에 진 것이 그대들의 죄가 아니다. 나는 그런 술법에 대해 들은적이 있어 이번에 촉에서 떠나올 때 그런 적을 쳐부술 수 있는 물건들을 마련해서 왔다.”며 준비해온 수레를 가져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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