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장 김용일
백토라는 곳이 있던 한왕의 부장인 만구신과 왕횡 등이 한왕 휘하의 패잔병들을 모아 묵특과 모의하여 한나라를 치기로 하자 흉노는 좌현왕과 우현왕으로 하여금 왕황 등과 보조를 맞추도록 했다.
이렇게 되니 한나라와 흉노의 격돌이 되었다. 한나라 군대가 장양에서 왕황 등의 군사를 격파한 다음 흉노의 묵특이 상곡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진양에 있던 고조는 사람을 시켜 묵특의 상황을 살피게 하였다.
이 때 묵특은 한나라의 염탐꾼이 온다는 사실을 알고 힘센 장사와 살찐 말은 모조리 숨겨 놓고 노약자와 비루먹은 말만 보이게 했다. 이것을 본 정보원은 묵특의 계략인지 모르고 묵특을 치는 것이 좋겠다고 보고했다.
그러자 고조는 다시 유경을 보내 살피도록 하니 유경이 보고 돌아와 “두 나라가 싸우는 마당에 자신의 강력한 점을 보이게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거늘 노약자와 초라한 말만 보인다는 것은 그들의 단점을 보임으로 승리를 노리는 흉계임이 분명합니다.”라고 보고했다.
이 말에 고조는 유경이 내 군사들의 사기를 꺾으려 한다며 크게 화를 내고 그를 가두었다. 그리고 평성으로 가서 군대를 출동시켰다. 군대가 아직 평성에 이르기 전에 묵특이 정예 기병 40만을 출동시켜 고조를 백등에서 포위했다.
묵특의 포위작전은 매우 집요해서 아무리해도 포위를 뚫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추운 겨울철이어서 한나라 병사는 대부분 동상에 걸려 고통 받고 있었으나 이에 비해 흉노의 군사는 추위에 익숙해 아무런 피해도 없었다.
진평은 계교로 포위를 풀어야겠다고 생각하고 화공으로 하여금 미인도를 그리게 하고 그 미인도와 후한 선물을 가지고 묵특의 정처인 연씨에게 보내면서 “지금 한나라 천자께서는 곤경에 처해 이 미인을 묵특에게 바치고 곤경에서 벋어나려고 하십니다.”라고 전하자 연씨는 그 미인을 묵특에게 바칠 경우 그 여인 때문에 자신이 곤란해질까 두려워 묵특에게 “지금 한나라의 땅을 얻는다 해도 거기서 살수도 없는데 굳이 싸울 필요가 없지 않겠습니까?”라고 설득하여 묵특으로 하여금 성을 포위한 지 7일 만에 포위를 풀고 물러가게 했다.
이로써 흉노와의 싸움은 끝이 났지만 한왕 신을 죽이려던 원래의 목적은 달성하지도 못한 채 돌아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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