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 정화 등 자원순환을 촉진하는 환경오염정화사업을 해야 할 한국환경공단이 시화 폐비닐처리공장을 운영하면서 수 천 톤의 폐비닐을 1년 가까이 그대로 방치하면서 잔류 농약 침출수가 토양과 하천으로 그대로 유입되는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자원재생공사가 지난 1995년 말 준공한 시화폐비닐처리공장은 올해 1월 공사와 환경관리공단이 한국환경공단으로 통합하면서 민간위탁을 추진했으나 예산관련 문제로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해 지난 달 말까지 조업을 하지 못했다.
그동안 조업을 하지 못해 1월부터 하루 수십 톤의 폐비닐이 반입되어도 이를 처리하지 않고 지금까지 2천 톤 가량의 폐비닐을 야적장에 방치시킨 것.
이 공장에서는 수도권 농촌 지역에서 발생하는 농업용 폐비닐을 수거해 하루 25톤, 월 6천 톤 가량의 폐비닐을 처리함으로써 환경오염 예방과 자원을 재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1년 가까이 이를 방치하면서도 예산 확보가 어렵게 되자 한국환경공단은 민간위탁 대신에 직영으로 운영을 하기로 하고 이달 초부터 사용 개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에 따르면 올해 유난히 많이 내렸던 강우에도 불구 공단은 야적한 폐비닐에 덮개도 씌우지 않고 그대로 방치시켜 폐비닐에 남아있는 농약 성분 등의 오염물질이 빗물에 씻겨나가 토양과 주변 하천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야적된 폐비닐을 건물 내로 이동시켜줄 것을 권고했다”며 “폐합성수지에 해당하는 폐비닐의 보관시설에 대한 의무 규정이 없어 시에서도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시흥시의회 문정복 도시환경위원장은 “폐비닐의 보관과 처리 등에 시가 행정 집행 등 별다른 지도, 점검을 할 수 없는 동안에도 오염물질은 토양과 하천을 오염시키고 있다”며 환경공단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전락했다고 성토했다.
공단은 1천 톤 가량의 폐비닐을 실내로 이동 시키고 재가동을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하루 25톤에 불과한 처리 용량으로는 앞으로도 수개월 가량 그대로 방치될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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