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성들의 자화상

주간시흥신문 | 기사입력 2008/03/17 [00:00]
주간시흥신문 기사입력  2008/03/17 [00:00]
50대 남성들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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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남성들의 자화상


세수 50을 훌쩍 넘긴 사람이 절규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지금까지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해 왔노라고 자부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이제는 살아가는 낙이 없다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이 이유는 다름 아닌 그동안 그렇게 노심초사하며 키워왔던 자식들에 대한 배신감 때문이었다. 이제 성인이 된 나이라면 응당 자신이 살길을 찾아가야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자식들이 자신만을 바라보며 산다는 푸념이었다.


자식과의 대화는 사라진지 이미 오래 전이고 말이라도 붙일라치면 아빠와는 대화가 안 된다며 대화자체를 거부하는 자식들을 보면 복장이 터질 지경이다.


어쩌다 일이 이 지경까지 왔을까 라고 한탄해보지만 마땅히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아픈 가슴을 술로 달래고만 있다.


이 땅에 50대의 남성들을 이제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들의 아버지들은 근엄한 가부장적인 모습만을 보여주었기에 은연중 자신들도 아버지들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아무리 그렇지 않다고 우겨보아도 자신의 모습에 남아 있는 아버지들의 잔상을 지울 수가 없기에 부모와 자식 간의 사이가 멀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먹고 살기에 바쁘다는 핑계로 모든 가정사를 아내에게만 맡겨 놓고 가족들을 소홀히 한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는 것이다. 밖에 나가면 사회적으로 대접받고 인정받고 있는 사람들일수록 자식들과의 갈등은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오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왜 일이 이 지경이 되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가족 간의 마찰이 생기에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대화의 단절이다. 자식들의 관심사가 무엇이고 자식들이 힘들고 괴로워할 때 같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을 했는가라는 반문이 필요하다.


그리고 공통적인 관심사를 찾아 작은 것이라도 꾸준히 대화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어른이라고 무조건 윽박지르려는 자세는 그나마 있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자신과 다른 의견이라는 이유로 묵살하려고만 한다면 대화자체가 안 되는 것이다.


자신과 다른 의견이라도 관심 있게 들어주면서 다른 의견 차이를 조금씩 좁혀가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50대의 남자들은 자신의 아버지들로부터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언제나 일방적인 지시만 받는데 익숙해져 있기에 자식들에게도 은연중에 그런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기에 세상이 달라진 만큼 이런 일방적인 지시는 자제해야 한다.


자식들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했던 대로 일방적인 지시만 한 사람들이라면 어느 날 문득 거울을 봤을 때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 추레한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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