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화폐 ‘시루’ 어디까지 왔나?

시흥시공동체 강화를 위한 지역화폐정책으로

박영규 | 기사입력 2024/04/29 [10:30]
박영규 기사입력  2024/04/29 [10:30]
시흥 화폐 ‘시루’ 어디까지 왔나?
시흥시공동체 강화를 위한 지역화폐정책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주간시흥=박영규 기자] 

시흥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국에서 선도적으로 추진해온 시흥 화폐 시루가 연 3천억 원의 발행을 기록하며 일정 부분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 해오고 있다.

또한 지()류는 물론 모바일 시루 발행을 통해 이용계층의 다변화를 실현시키는 등 지역 화폐로의 안정적인 정착을 이뤄가며 전국지자체에서 발행되는 다양한 지역 화폐의 방향을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최초의 목표 중의 하나인 사회 공동체 발전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움도 나타내고 있으며 이를 위한 다양한 정책 개발이나 아이디어 접목 등이 요구되고 있다.

주간시흥은 시흥 화폐의 안정적인 정착은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역 공동체의 소통과 발전에도 큰 영향을 끼쳐 시민들이 이해하고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시루의 현주소와 미래의 추진 방향 및 시민들의 참여 등에 대해 시흥시청 시루 담당 부서인 소상공인지원과 김기세 과장, 하영미 팀장, 이재환 책임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내용을 듣고 이를 정리하여 특집으로 싣는다. [편집자 주]

 

  © 시흥시청 담당 부서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주간시흥

 

  *지역문제 해결에 지역화폐지원 175억 배정

: 시루의 추진 목표와 그동안 추진 과정에 대해 말씀 해주시길.

 

  © 국내 최초 모바일형 지역화폐 ‘모바일시루’ / 주간시흥


: 시흥화폐 시루는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약 2년간 시흥시지역화폐추진회의 활동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민관협력 네트워크인 시흥시지역화폐추진회는 지역 내 상인조직, 협동조합, 시민단체, 연구자 등 민간영역의 관계자 약 40여 명과 시흥시 관련 부서 및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 행정과 중간지원조직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시흥시 지역화폐의 도입에 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당시 초기에는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약 4km 반경 내 상권에서 유통되는 공동체형 지역화폐를 염두에 뒀으나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당면한 숙제에 힘을 더 기울이자는 의견이 높아지며 지금과 같은 경제활성화형 지역화폐로 지난 2018919일 우선 지류형(종이) 시루가 첫 선을 보였다.

이후 추진회 때부터 행정안전부, 한국조폐공사와 함께 준비한 전국 최초 모바일형 지역화폐 모바일시루2019221일 오픈했다. 오픈 당일 전국 40여개 지자체에서 모바일시루의 출발을 보기 위해 모일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과연 QR코드를 이용하는 간편결제 방식을 시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도 많았지만 현재 시흥화폐 시루 사용방식(지류형, 모바일형, 카드형) 중 모바일형이 전체 사용비율 중 95%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성공적이다.

이처럼 민관이 함께 오랜 기간 준비와 설계를 하고 혁신적인 결제방식을 도입하는 등의 노력으로 사용자 만족도는 98%에 이르고, 행정안전부 지역사랑상품권 운영 우수 지자체로 2년 연속 선정이 되는 등 안팎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 민관협치 기반 시흥화폐 발행위원회 회의 모습 / 주간시흥

 

: ‘시루를 통해 지역사회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부분들은 무엇인지.

 

; 2018년 첫해 시루의 발행액은 30억 원에 불과했다. 이후 2019380억원, 20201,837억원, 20212,886억원, 20222,987억원, 20232,670억원으로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시기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팔을 걷고 지역화폐 지원에 나선 덕도 크지만 이같은 성장세는 시민들의 높은 호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역화폐의 근본 목적이 지산지소(地産地消·지역의 자산은 지역에서 소비) 임을 생각할 때 발행액이 연 최대 3천억원에 달했다는 것은 소비의 역외유출 대신 역내 순환이 매우 큰 수준에서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시루 사용자 수는 현재 39만여 명, 가맹점 수는 14,000여 곳, 가맹점 평균 모바일 시루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연 1,800만여 원에 이를 정도이다. ‘시루 없이는 장사 못 한다.’라는 말이 나오면서 사업자등록증도 나오기 전에 시루 가맹점 신청부터 하는 업주들이 있을 정도로 시루는 이제 시흥 실물경제 활성화의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

 

  © 시흥화폐 시루 1ȣ 가맹점 현판식 사진 / 주간시흥

 

: 특히 시루를 통해 사회통합 등을 실현한 내용이 있다면.

 

: ‘시루라는 명칭과 선정과정 자체가 지역 사회통합과 공동체 강화를 중심으로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루는 시흥시(始興市)'''묶을 루()'를 합쳐 '시흥을 묶는다'는 뜻이다. 좋은 일이 생기면 이웃에게 시루떡을 돌리듯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나눔과 소통의 도구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명칭에 담았다. 또한 이 명칭은 시민공모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전국에서 지역 화폐, 지역사랑 상품권에 고유의 명칭을 만든 것도 시흥시가 전국 최초였다.

민관이 함께하는 시흥 화폐 발행위원회라는 지역 화폐 운영의 최고 심의·의결 기구 구성도 전국에서 가장 빨리 시행한 지자체 중 하나로 역시 거버넌스(민관협치) 관점이 크게 반영된 부분이다.

무엇보다 시루는 전국에서 가장 연계 정책사업을 활발히 펼치는 지역 화폐이다. 11만 보 달성 시 100시루를 지급하는 만보 시루, 대기업 온라인 선물권(기프티콘)이 아닌 지역 동네 가게 전용 기프티콘 앱 두구 두구’, 기존 배달 앱보다 가게 부담 수수료가 다섯 배 이상 저렴한 배달 앱 먹깨비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앱은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시민건강증진, 탄소 중립실천, 골목상권 신규 매출 창출, 배달경비 절감 등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촉매가 되고 있다. 좀 거창하게 말하자면, 사회적 자(social capital, 협력과 참여에 기반한 무형의 자산)을 증대시키고 궁극적으로 공동체 강화, 지역 사회통합을 실천할 것이다..

  © 시흥의 랜드마크를 도안으로 쓴 지류형(종이) 시루 / 주간시흥

 

 

: ‘시루발행에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이며 시루발행과 이용 등에 문제점은 없는지.

 

: 아무래도 코로나19 시기 정부 지원이 집중되면서 10%까지 올라간 인센티브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점이 가장 크다.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대기업 프랜차이즈 등에서는 쓰지 못하고 골목상권에서 주로 쓰이는 불편한 돈이기 때문에 부여하는 인센티브가 너무 높다면 지자체의 예산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정부와 경기도가 지원을 더 해줬으면 좋겠다.(웃음)

하지만 과도한 인센티브는 근본적으로는 지역을 위한 착한 소비, 지역 순환경제를 위한 작은 실천이라는 가치가 손상될 수도 있고 부정유통의 유혹에 쉽게 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시민들이 공감할 만한, 적절한 마중물 수준의 인센티브를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 2018년 9월 17일 시흥화폐 시루 출시 기념사진 / 주간시흥


: 시흥시의 시흥 화폐 사업에 대한 중장기적인 계획과 구체적인 추진 방향 및 기대효과 등을 소개해 주시길.

 

: 시루는 출발부터 공동체 강화라는 지향이 매우 큰 지역화폐였다. 우리나라 지역화폐가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경제활성화, 소비촉진을 위한 발행량, 유통규모 중심의 정책이 주를 이뤘다면 향후에는 경제활성화 뿐 아니라 공동체 강화를 위한 지역화폐 정책으로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지역화폐를 관장하는 지역사랑상품권법1장 목적에는 경제활성화보다 공동체 강화에 복무함을 먼저 명기하고 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는 올해 지역화폐 예산 3,000억원 중 175억원을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화폐 정책 지원 사업으로 배정했다. 시루는 이같은 정책의 변화에 적극적이고 선도적으로 조응할 생각이다.

 

  © 1일1만보 달성시 100시루를 지급하는 만보시루 / 주간시흥


: ‘시루성공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이 매우 중요한데 사업추진을 위해 시민들께 당부하고 싶은 내용은.

 

: 지금까지 보내주신 성원만으로도 시민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시루가 이만큼 성장하고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 가장 큰 공은 시흥시민에게 있다. 앞으로도 지역에서 돌고 도는 행복 머니 시루에 대한 애정을 계속 나눠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

 

▲  골목가게 전용 기프티콘 앱 두구두구 /   ©주간시흥

 

: 더불어 시의회나 시흥시 관련 부서에 요청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무엇인지 

: 앞서 말할 행안부의 지역화폐 연계 정책사업 지원은 각종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에 지역 화폐 혜택을 부여하는 신규 정책이다. 예를 들어 활성화가 필요한 업종이나 거리에서 지역사랑상품권 결제시 추가할인, 고향사랑기부제 기부자가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 상품권 결제시 추가할인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다양한 적용을 함께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5배 이상 저렴한 중계 수수료의 배달앱 먹깨비 / 주간시흥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간시흥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