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흥 기사입력  2022/06/16 [13:24]
(인터뷰)35년 공직생활 마무리하는 박명희 시흥시보건소장
"시흥시민의 삶이 건강하게 꽃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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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감염병이든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숙달된 인력과 체계적인 시스템의 유무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공직생활의 막바지, 박명희 시흥시보건소장은 코로나19를 만났다.

35년간 공직에 몸담으며 다양한 감염병을 대응해 왔지만, 코로나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며 기세를 높여갔다.

일일 발생 환자가 점차 줄고 있고, 예방접종률도 목표치를 훌쩍 넘었지만 박 소장은 여전히 분주하다. 코로나19를 이겨냈던 지난 2년 6개월간의 기록과 경험을 토대로 시흥시만의 감염병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그간 신종플루와 메르스, 코로나19라는 거대한 감염병을 거쳐내고, 시민이 건강한 건강도시 시흥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해 온 박명희 시흥시 보건소장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전혀 새로운 전염병을 만나다

 

▶ 코로나19 발생도 벌써 2년이 훌쩍 넘었다. 초기 분위기는 어땠나?

 

우리나라 첫 환자 발생이 2020년 1월 20일이다. 설연휴 직전이라 국내외 이동이 많은 시기였다. 실제 시흥시에도 설연휴 코로나19로 의심되는 의사환자가 있어서 연휴에 비상근무를 돌입하고 선별진료소를 가동하며 발빠르게 대응했었다.

2월 9일, 시흥시에 3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 확진자 발생 지역에 천막 시장실을 설치했다. 전국 최초 사례였고, 당시 행정안전부장관도 현장을 방문했었다. 특이할 만한 것은 역시 역학조사였다.

코로나의 전염성에 대한 각종 소문과 낭설이 많았기 때문에 역학조사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얻고자 인력과 시간을 많이 쏟았다. 시흥시보건소 직원들이 밤잠을 줄여가며 확진자 동선과 접촉자 파악에 주력했었고 나중에는 중앙부처와 시 각 부서에서 지원 인력이 투입되기도 했다.

 

▶ 현장에서 직접 뛰는 보건소직원들의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다.

 

말씀드렸다시피 확진자 동선파악에 너무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야 했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본인과 통화하며 기본적인 동선을 파악하는데 당연히 모든 확진자에게 매끄러운 협조를 바랄 수는 없었다. 협조가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GPS나 카드사용내역 등을 통해 동선을 파악해야 하니 시간과 정성이 두 세배로 더 든다.

보건소에서 하는 일의 범위와 규모가 사실상 제한이 없었던 것도 어려움 중 하나였다. 선별진료소에서는 쉴 새 없이 검체 채취를 해야 했고, 확진자 발생, 역학조사와 환자 이송 후 방역, 역학조사를 통해 분류된 접촉자의 자가격리 통보, 물품 구성 및 전달, 관리까지 보건소의 역할이었다.

시흥시 확진자가 일일 최다 발생했을 때가 6천명이 넘었는데, 한정된 인력으로 당일 발생 환자에게 일일이 전화하며 역학조사서를 작성하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

확진자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검사 건수도 증가하기 마련이었는데 당시 검사를 기다리며 늘어선 대기줄 때문에 선별검사소에 투입됐던 직원들은 맘 편히 화장실 가기도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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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염병 대응 시스템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서서히 일상이 회복돼 가고 있는 현재 코로나19 상황은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처럼 보인다. 이때 집중해야 하는 것이 바로 지금까지의 현장경험을 토대로 체계적인 감염병 대응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안전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시흥시는 일찍이 코로나19 전담 조직인 감염병관리과를 신설한 바 있다.

감염병 예방과 관리 역학조사팀으로 나누어 보다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중앙안전대책본부와 질병관리청이 컨트롤타워로서 감염병 관리를 하고 있지만, 코로나19를 지나며 절감한 것은, 각 지자체가 결국은 시민건강과 직결되는 실질적인 업무수행의 주체라는 것이다.

여름이나 가을에 또 한 번의 유행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고, 원숭이두창의 확산세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감염병은 이제 우리 삶의 한 부분으로 여겨야 한다. 어떤 감염병이 와도 즉각적이고 체계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그래서 중요하다. 감염병관리과를 중심으로 체계를 정리하고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시민건강 지역이 책임져야

 

▶ 35년간 공직생활을 마무리한다. 감회는?

 

1987년부터 보건소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이후 쭉 아이부터 어른까지 시민이 건강한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지역보건이라는 개념은 방대하다. 질병의 예방과 치료뿐 아니라 일상생활과 마음건강까지 시민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것들을 관할한다.

아이들이 가장 잘 하는 놀이를 통해 건강한 성장을 이어가는 ‘숨쉬는 놀이터’라든지, 어르신들의 일상 속 건강생활을 향상하기 위해 보건소 앞 유휴공간에 생활건강증진 광장을 만들어 늠내건강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과 같은 시도가 그것이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역이 깊숙이 개입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 그것이 지난 35년간의 목표였고 어느 정도의 성취와 보람이 있다.

특히 생업에 바빠 건강을 돌볼 여유가 없는 시화산단 근로자를 위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산업건강관리팀을 조직해 대응했고, 정왕권 육아환경 개선을 위한 다가치키움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중부지역에 중부건강생활지원센터를 만들어 소생활권 지역보건을 활성화했다.

건강에 있어서만큼은 시민 누구도 소외받지 않도록 건강형평성을 제고하는 데에도 최선의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 왔다고 자부한다.

 

▶ 건강도시 시흥시를 조성하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 중 특이할 만 한 것이 있다면?

 

2020년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815만 명으로 총 인구의 15.7% 수준이다. 2030년에는 1306만명, 2070년에는 1747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시흥시는 지역보건의 차원에서 출생률을 높이고 고령화사회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지역보건 방안을 꾸준히 고민해 왔다. 그 중 하나가 시흥형 치매관리정책이다.

시흥시에는 현재 3개권역의 치매안심센터가 있다. 여기서는 1, 2차 치매 무료 선별검진, 필요한 경우 관내 병원과 연계하는 원스톱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흥시민이라면 누구나 센터 이용이 가능하고 진단과 사후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 치매 국가책임제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지역중심형 책임제를 통해 치매가 있어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하고 있다.

독거 어르신과 노인 부부 세대는 직접 찾아가 일상생활 수행 훈련이나 인지 재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치매활동가와 동네의원, 경찰 소방서가 함께 협력체계를 구축해 치매환자 거주지 중심의 안전망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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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시흥시민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기울인 지난 35년간의 노력들이 시민의 삶에 더 효과적이고 실질적으로 적용됐길 바란다.

이제 공직을 떠나지만 시흥시 지역보건에 기여할 수 있는 또 다른 형태의 방안들을 고민할 거다. 2년 넘는 시간동안 명절과 휴가 없는 생활에 익숙해져, 주어지는 여유를 오롯이 누릴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여전히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바통을 넘겨주고 떠나 현장에 남겨진 우리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

하지만 미안함보다는 격려와 응원을 전하고 싶다. 시흥시민의 건강한 삶을 책임지고 있다는 소명을 동력삼아 매순간 진심으로 임하길 바란다.

[주간시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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