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평생교육원장 박 태 진
10월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평생학습’이라는 이름으로 축제를 한다고 난리다. 소싯적(?) 수업시간에 배운 공자의 논어 중 “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라는 말이 요즘처럼 새로울 때가 없다. 굳이 해석을 하지 않더라도 ‘평생학습’에 이보다 더 어울리는 말이 어디 있을까.
평생학습의 사전적 정의는 “개인의 역량을 향상시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생활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형태의 조직적인 교육활동이 자기주도적으로 이루어지는 학습활동”이다.
이제는 좋은 백화점이 있고 번듯한 건물이 있고 없고가 아니라, 평생학습하기 좋은 도시, 그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잘 형성된 도시가 아마도 경쟁력 있는 행복한 도시의 조건이 될 것이다. 그래서인가 전국 도시에서는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평생학습 열풍일 불고 있다.
시흥에서도 오는 10월 25일부터 29일까지 평생학습축제를 한다고 북적이고 있다. 근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른 도시와는 조금 다른 형태로 준비하는 듯하다. 다른 지역에서는 넓은 공간에서 전시도 하고, 발표도 하고, 공연도 한다는데 시흥에서는 홀수 해에는 전국의 평생학습실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학술축제를 한다하고, 짝수 해에는 그러한 학습의 결과가 반영된 전시, 발표 중심의 시 자체 축제를 한단다.
홀수 해인 올해에는 특히 한·중·일 3개국의 평생학습관계자가 참여하는 “동아시아 평생교육 심포지엄”도 같이 개최한다. 중앙이나 광역단위에서 추진하던 것을 기초지자체가 추진하는 것은 보통 열정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앞서 시민들의 다양한 평생학습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3개의 권역으로 나눠 전문강사를 초청하여 “시민릴레이특강”을 학술축제 전야제로 개최한다. 시민의 문화역량을 제고시키기 위해 평생학습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지역의 사회적 자본으로 형성하고 있는 기관단체대표를 초청하여 “시민토론회”도 개최한다.
그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전국 평생학습실천가를 초청하는 “2011 전국평생학습실천가대회”이다. 이 행사는 갈등을 공통 주제로 마을, 동아리, 네트워크, 다문화의 4개 세션별로 전국의 우수사례와 시흥의 사례를 실천가들이 라운드테이블 형식으로 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 사람이 만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갈등”인데 그 갈등에 대한 발생원인과 해결방안을 전국 관계자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면서 평생학습 측면에서 방법을 찾아간다는 것이 또 다른 축제의 방식인 것 같다.
그야말로 시민들로부터 유관 기관단체, 국내 평생학습실천가와 국제적인 범주까지 넘나드는 광범위한 축제로 구성해 추진한다.
헌데 이렇게 광대한 주제와 형식을 가진 축제를 어떻게 추진할 수 있을까? 그 방법은 풀뿌리 지방자치이다. 시흥에서는 기존의 관(官) 주도의 축제추진방식에서 벗어나 “과정이 곧 축제”라는 명제 하에 평생학습실천가가 참여하는 <민관축제추진단>을 지난 2월에 구성하여 처음부터 같이 기획하고 예산도 짜고 발표자를 선정하는 등 진정한 주민자치를 구현하는 방안으로 해결하고 있다.
시흥시의 “제5회 시흥시평생학습축제/2011전국평생학습실천가대회”는 어쩌면 새로운 실험일 수 있다. 시민이 만들어 나가는 축제, 왠지 한 번 가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天高馬肥(천고마비)의 계절! 시흥에서 마련한 평생학습여행에 잠시 시간을 내어 둘러보는 것도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 중의 하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