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승과 제자가 한마음 되어 ~~ © 주간시흥 | |
지난 8월에 문을 연 월곶문화센터가 운영하는 국악교실 프로그램이 3달도 채 안되어서 지역주민은 물론이고, 타 지역에서도 원정수강을 올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도대체 어떤 프로그램이기에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지 강의실을 열어보았다.
“나비야~청산 가자 호랑나비야 너도 가자 가다가 날 저물면 꽃에서라도 자고가자~”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하리~”
구성진 스승의 선창소리를 듣던 제자들의 감탄이 여기저기서 새어나왔다. 사)서도소리보존회시흥지부를 이끌고 있는 명창 박일엽 선생의 장구소리 장단에 맞춰 문화센터 대강당에는 40여명의 수강생들이 가부좌로 앉아 무릎을 탁탁 쳐가며 시조창을 부르고 있다.
자세히 보니 모두들 소형녹음기를 하나씩 가지고 수업을 받는다.
이유인즉, 악보가 없는 시조창과 민요의 특성상 구전되어오는 성격임으로 구음, 즉 입으로 하는 소리로 훈련을 하기 때문에 스승의 소리를 하나라도 놓칠세라 녹음은 필수였다.
많은 수강생 가운데 유독 청일점이 눈에 띈다. 월곶에 사는 주민 한건영(63세)씨는 나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옛것인 시조창이나 민요가 좋아지더란다. 때마침 이곳에서 국악교실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달려와 접수했다.
“노랫말이 너무나 재미있는 것이 많아요. 옛날 천한 백성들의 애환이 담겨있는 가사 때문에 때론 공감하여 웃기도 울기도 하지요” 기경옥(60세)씨의 말이다.
알고 보니, 국악교실을 수강하는 수강생들의 몇몇 초보를 제외하고는 이미 다른 곳에서 몇 년씩 배운 경력이 있는 수강생들도 반이 넘었다.
시흥지역에서 온 이들도 있지만, 멀리는 군포에서, 가까이는 안산이나 안양에서 오는 이들도 있었다.
“매주 수요일이 너무나 기다려져요. 민요를 부르고 있노라면, 근심도 사라지는 것 같아요”
정왕동에서 온 이영자(45세)씨는 고전무용을 배우다가 우리 민요를 배우면 도움이 될 것 같아 수강을 신청했는데, 수업을 받아보니 너무 재미있어 2시간이 짧을 지경이란다.
초보자들에게는 발성법과 소리를 내기위한 입모양부터 국악을 부르는 기본 예법까지.
우리나라의 모든 민요에 시조창까지를 총망라해서 가르치고 있다.
한편으론 경력은 있으나 전문적으로 소리를 배우고 싶은 이들을 훈련시켜 대회에도 내보내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하니 문화센터라고 가벼이 여겨선 안 되겠다.
박일엽선생은 “시흥에서 가장 격 있는 교육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강좌를 개설했습니다. 시민들에게 우리소리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의욕과 함께 말입니다” 한다.
그새 제자들을 가르쳐서 내달 ‘전국경서도민요대회’에 내보낼 예정이란다. 대기자가 많아서 내년 수강모집은 벌써 반이나 차있다며,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가르치겠노라며 장구를 두드린다.
‘덩덩덩따궁딱~’ 장단에 저절로 흥이 나고 어깨가 들썩인다.
흥겨운 우리민요의 매력이 이곳 월곶문화센터에서 솟아나고 있다.
박경빈기자 thejuga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