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년, 하상동 공원 한 켠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이 ‘맹꽁이 책방’이 그동안의 맹꽁이 책과 기록들을 모아 9/16(월)~9/21(토)까지 농업기술센터 앞 카페 ‘연’ 2층에서 ‘맹꽁이 열 살맞이 전시회’를 진행했다. 그동안 책방의 살림지기들과 함께 운영을 맡고 있는 이시경(이하 오이풀) 샘을 인터뷰했다.
전시공간은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알차게 꾸며진 공간이다. 마지막 날이라 이미 빼곡히 적힌 방명록에는 집에서부터 종이에 직접 적어와 그대로 옮겨 쓴 정성 가득한 방문객의 모습도 보인다.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은 책방을 제집처럼 드나드는 아이들이라 책방의 살림지기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자마자 내가 쓴 글이 담긴 책과 기록들을 찾느라 여기저기 분주하게 움직인다.
한 켠에서 오빠가 도화지에 동생 그림을 색연필로 거칠 것 없이 쓱싹 그려준다. 포인트를 잡아서 그린 그림은 또 하나의 그림책으로 맹꽁이 책방의 역사에 남으리라. 더불어 필자가 인터뷰하는 모습까지 사진이 아닌 그림으로 그려준다. 이렇게 맹꽁이 책방의 기록들은 참여자들의 기록이 담긴 기록물이다.
왜 하필 ‘맹꽁이 책방’일까?
오이풀 샘은 “맹꽁이가 소중한 걸 모르고 조금 떨어지는 아이들을 우리는 그냥 일명 ‘맹꽁이 같은 녀석’ 그렇게 표현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4학년 때 인생이 결정된다는 그런 폭력적인 책도 있지만 이렇게 인생이 긴데 누가 누구를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 그러나 학교현실은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중요시 한다. 학교 성적이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학교는 물론 부모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그런 아이들을 품는 마음으로 ‘맹꽁이책방’이라는 이름으로 책방을 시작 했다고 전한다.
이번 전시회는 10년 동안 활동 해 오면서 생각하는 ‘맹꽁이 마음’ 그대로 쓰레기가 전혀 나오지 않는 열살맞이 표현방식을 공유하고 싶어 준비했다.
맹꽁이 책방의 현재의 모토는 ‘우리아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은 푸른 하늘과 맑은 물을 주는 것’ 인데 그것을 세상에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의 첫 번째 이야기로 ‘최고의 선물 환경자루’를 준비했다.
전시장의 소품 모두 맹꽁이책방에서 사용하는 책상과 의자들로 배치하고 전시되었다. 맹꽁이 책방이 10년이 되다보니 책상이 부셔져 가는 것들을 버리지 않고 다시 다른 조각으로 이음으로 인해 다른 것으로 표현됨으로 아이들의 흔적이 남아있게 하는 방식 표현이라 전한다.
맹꽁이책방의 모든 전시회가 그러하듯 이번 전시회도 쓰레기가 전혀 발생되지 않도록 준비했다. 기증받아 전시된 독서대는 책방에서 일상적으로 필요한 품목은 아니다. 필요한곳에 대여도 한다. 시흥책축제에서도 빌려가 전시하기로 했다.
비비탄의 추억
플라스틱의 역습이다. 그동안 손쉽게 사용하고 버린 플라스틱이 우리의 건강을 공격하고 있다. 플라스틱의 상징으로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이 우리 일상생활에서 버려지고 있는지에 대한 상징으로 비비탄도 하나의 기록물로 정했다.
맹꽁이 책방은 공원에 있어 아이들은 허리를 굽히고 땅을 바라보고 비비탄을 줍는 행위를 통해 주운 이유와 주우면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했는가, 무엇을 느꼈는가, 땅에는 어떤 식물과 곤충, 어떤 동물이 있는가 등 땅과의 사유의 과정을 거쳐 책에 담았다.
또하나의 충격, 아이들의 장난감 인형에 대한 사유다.
전시된 인형은 ‘맹꽁이 책방 보따리시장’ 때 가지고 나온 인형들로 사실 중국에서 수입해 오는 많은 인형들이 재활용 페트병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우리가 입는 바지도 탄성 들어간 것은 거의 플라스틱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엄마가 직접 만든 그림책에 있는 한 장면을 액자 대신 종이상자로 걸어놓았다. 액자가 나무 같지만 경화플라스틱으로 제작 된 것이 많다. 현재 우리나라는 매립할 장소가 3년치 밖에 남아있지 않다. 모든 쓰레기가 다 태워짐으로 미세먼지는 더 많이 배출되고 후손들이 다 감당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액자를 종이백으로 만들어 표현방법을 다르게 했다.
살아있는 씨앗으로 기록될 맹꽁이 친구들
맹꽁이책방은 2011년부터 전시회를 시작했다. 그동안의 기록들을 정리하고 엮어서 마을문집으로 만들고 청소년들에게 질문 했던 것 또는 생각한 것들을 모아놓은 책, 색연필 칠하면 코팅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인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러한 ‘환경을 해하지 않고 표현하는 방식’들을 외부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책방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남긴 흔적을 거두고 품는 마음은 맹꽁이 친구들이 살아있는 씨앗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아이들에게 답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느 날 문득 생각이 나서 그 질문을 다시 생각해 보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그런 질문들에 관한 이야기로 엮은 책으로 ‘찬란한 어린시절’에 관한 기록들이다.
책방에서 낙서하고 2009년부터 모아 시집으로 정리한 것,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책을 읽고 우리는 누구나 나이 들어 갈 것임으로 노인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에 대해 기록한 책, 책 잔치에서 나온 낙서들을 엮은 것 등 아이들의 어린 시절에 관한 기록인데 정작 아이들은 자기의 기록들이 이렇게 엮어진 줄 모른다고.
맹꽁이 책방은 2009년 경기문화재단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공공미술 작가 배영환의 컨테이너 <책방>의 제작 설치를 지원하는 공모전에 참가해 만들어진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도서관을 매개로 한 지역의 커뮤니티 공간이며 지역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고 활력을 주기위한 공간이다.
/박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