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지난 21일 목요일 오후 3시 [제2기 시흥시민자치대학]제 3강 ‘내 생각은 어떻게 내 것이 되었을까? 라는 주제로 인문학 보따리를 들고 홍세화 한겨레신문 기획의원이 시청대회의실을 찾아왔다.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탐구와 나와 사회에 대한 출발점이다. ‘내 생각이 어떻게 내 것이 되었나? 의 물음이 인문학의 도착점이다. 이 세상에 생각을 갖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도대체 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생각은 성질이 있다, 그리고 고집이라는 생각도 있다.
내 생각이 내 삶을 지배하는데 ‘사람 사는 모습은 늘 그 모양 그 꼴이다‘라고 말하자 강의실이 웃음바다가 되었다. 인간의 삶은 눈에 보이는 몸과 보이지 않는 생각으로 구성되는 개인의 삶으로 시작된다.
몸은 건강하지 않을 때 자각증상이 있으나 내 생각이 옳지 않을 때 자각증상은 없다. 그래서 사회적 갈등 요인의 원인이 된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후진도 정지도 없고 과거로의 회귀도 불가능하다.
내 생각이 맞는지 의심을 품고 알아채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람에 대해, 사회에 대해 아는 일이 인문학인데, 암기위주의 교육과 객관적 사실만 묻는 우리의 학습으로 인문학의 부재를 낳았다.
우리의 교육은 직접 경험하는 여행을 통해, 폭넓은 독서를 통해 갖게 된 주체적 사고가 아니고 제도 교육이나 미디어 교육으로 채워져 있는 것에 지나지 않아 차이를 인정하는 공존의 의식이 결여되어 민주시민 의식을 기대하기 어렵다.
독서교육이나 현장교육을 품고 있는 선진국의 교육풍토는 폭 넓은 독서와 열띤 토론으로 인간의 내밀한 세계와 만나고 역사와 만나는 창이 된다.
어릴 때부터 ‘왜’를 차단시키는 교육으로 ‘왜’가 죽은 우리사회는 토론 문화가 설수 없다. 논리를 추구하고 합리성을 추구하고 주체적으로 내 생각을 갖기 위해서는 ‘왜’ 라는 질문을 키워야 한다. 인문학은 사람에 대해 사회에 대해 아는 일이다.
오늘따라 몇 안 되는 사람들로 썰렁한 강의실이 30분쯤 지나자 시민들은 줄줄이 자리를 떴다. 시흥시민으로써 체면이 말이 아니다.
시흥시민은 최소한의 자존감도 없는가. 비에 젖은 옷처럼 구겨진 날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