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나게 사는 그녀는 꽹과리 상쇠

주간시흥신문 | 기사입력 2009/03/31 [21:09]
주간시흥신문 기사입력  2009/03/31 [21:09]
신명나게 사는 그녀는 꽹과리 상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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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성 란 사)한국국악협회 시흥시 지부장     © 주간시흥신문
가을바람 냄새가 살랑 살랑 풍기는 능곡지구 한 쪽 길을 따라가면 절로 흥겨운 우리 소리가 들려온다. 소리를 귀 기울여 찾아 간 그곳 문화원 3층엔 국악협회 사무실과 연습실이 있다. 이른 아침부터 연습실에서 연습에 열중하는 회원들의 굿거리장단은 어렸을 적 고향의 소리를 되찾은 느낌이다.

우리 옛 전통이 많이 사라지는 요즘 사라지지 않고 우리 가슴에 아련히 남아 있는 사물놀이를 대중화시키는데 헌신하는 국악인 최 성란.
예전에는 서서 공연하는 판 굿(징, 꾕과리, 장구, 북, 소고, 태평소)이 마당놀이로써 대중화하였지만 지금은 앉아서 공연하는 사물놀이(징, 꾕과리, 장구, 북)를 쉽게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놀이다.

최성란 지부장이 대학생 때 동아리 활동을 하며 조금 접했던 국악이 국악인으로 생활하게 된 동기는 사뭇 특이하다.  결혼 후 시흥에서 살면서 93년경 동네 친구와 장구를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아들이 초등학교 학생일 때 학교에서 특활교육을 하며 시작됐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해 특활 지도를 해줄 것을 권유하자 망설이지 않고 응했다.
 
당시 주부반 수강생이었지만 신명나게 배우며 또 신명나게 지도함으로써 이 세상에서 가장 기쁘고 행복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소문을 듣고 여러 학교(정왕고, 소래중 등)에서 특기 적성 교육으로 국악을 지도해 줄 것을 요청해 오기도 했다. 처음에는 적은 인원이 시작하여 차츰 국악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늘어 40여명의 인원이 수강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악의 특성상 소리가 큰 악기를 들고 교육을 할 수 있는 장소가 학교에 제대로 된 시설이 없어 학교 교실과 옥상의 천막을 오가며 특기적성 교육을 하였지만 그의 실력은 점차 소문나기 시작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우리 국악을 알려주고 전수해 준다는 것이 그의 꿈이기도 했지만 입시에 빠져있는 학생들의 여건상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정왕 복지관과 각 지역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 방과 후 어머니 교실, 노인 교육 등의 강습을 통해 국악을 알리고 있는 그에게 무엇보다 힘이 되고 고마운 것은 회원들의 열정 때문이라고 말한다.

10여명 이상이 필요한 공연에 대부분의 회원들이 자기 일을 하며 틈틈이 연습하면서도 불평 없이 배려하고 화합하는 시흥시 지부 회원들을 최고의 후원자라고 자랑한다. 1999년 협회의 열성적인 회원들이 모여 만든 동아리 “울림터”를 만들었지만 연습실이 없어 임시 사무실, 천막, 다리 밑 등지에서 연습을 하다가 어렵사리 구한 연습실도 3개월만에 건물이 팔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한적한 원두막을 보수하여 몇 년을 사용했는데 이마저도 주민들의 민원 제기로 연습실이 사라지게 된 아픔을 갖기도 했다.

궁하면 통한다는 말처럼 드디어 숙원이던 연습실을 2006년에 삼미 시장 근처에 마련하여 ‘풍물패 맥’을 재구성하여 역동적인 연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이겨내며 연습하고 또 지역의 각종 행사에 열정적으로 참석하는 회원들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좀 더 회원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사명을 위해 2007년 5월 16일 시흥시 지부장에 취임하게 된다.

지금도 최성란 지부장은 인천과 서울을 오가며 ‘풍물연구소’에서 더욱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아들만 두 명을 둔 최성란 지부장은 음료수 총판 사업을 하는 남편에게 가끔씩 밖에 일을 도와주지 못해 미안해하면서도 앞으로의 많은 포부를 거침없이 밝힌다.

‘노인실버국악제’를 추진하여 노인들의 국악 참여를 유도하고 초등학생을 위해 1년에 10회 실시하고 있는 ‘찾아가는 문화교실’을 더욱 알차게 준비하겠다고 다짐한다. 또한, 단 한 번의 공연이라도 정식적인 공연을 통해 우리 소리의 생동감을 직접 보고 접할 수 있도록 교육적 측면으로 접근하고 방학캠프도 준비하겠다고 한다.

우리 국악의 아름다운 소리는 세계화를 위해 뛰고 있는 최성란 지부장과 함께 하는 국악협회 회원들에 의해 그동안 일본 기우시 초청 공연 외에도 중국에도 진출하여 우리 시흥의 전통음악을 널리 알리고 있다. 특히, 일본 기우시 공연에는 국악협회 회원이었던 임철순씨가 일본에 건너가면서 소개되어  민단과 조총련이 함께 화합하는 한민족축제 행사에 참여 하기도 하였다.

“배움의 자세는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는 마음과 배려하는 마음이다”라며 초지일관(初志一貫)의 인내심이면 국악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고 주문했다. 지금은 수강생이 대부분 주부층이라며 처음 국악을 접하는 사람들도 6개월에서 1년 정도 연습을 한다면 대중 앞에서 충분히 공연할 수 있다고 한다.

사물놀이, 전통무용, 경기민요, 기악, 풍물 등의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일반 시민이 쉽고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국악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시흥시의 많은 국악인이 하나 되어 연합한 시민화합의 큰 놀이판을 만들어 보겠다.”라는 최성란 지부장의 다짐을 통해 앞으로 우리 시흥에서 국악대공연이 열리는 날을 기대해 본다.
 
 일본 기우시에서 민단과 조총련이 함께 화합하는 한민족축제 행사  © 주간시흥신문

 
◈ 주요이력 
- 초등학교, 주민자치센터, 복지관등 사물놀이 강습
- 청소년 선도위원회 신현동 여성위원장
- 한국국악협회 시흥시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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