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들을 위해 함께 협력하는, 융합과 협치의 공간으로 멋지게 짓겠습니다.”
15일 오후 5시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도시 신청사 건립부지에서 열린 ‘경기융합타운 및 신청사 기공식’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1995년 경기도 종합청사 기본계획이 수립된 지 22년 만에 첫 삽을 뜨게 된 경기도 신청사에 대한 건립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이날 기공식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김진표·박광온 국회의원, 염태영 수원시장 등 31개 시·군 단체장, 경기도의원, 도민 등 약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융합타운의 비전인 ‘인인화락(人人和樂)’을 주제로 진행됐다.
인인화락은 1796년 수원 화성(華城)을 준공한 정조대왕의 ‘戶戶富實 人人和樂(집집마다 부자가 되고 사람마다 화합하여 행복해지기를 바란다)’에서 따온 말로, 여러 기관과 사람들이 서로 화합해 경기도를 행복하게 하는 경기융합타운의 목표와 바람을 담았다.
본격적인 기공식 축하공연에 앞서 기념식수는 새 천년의 꿈을 심고 31개 시·군과 함께 가꿔나간다는 의미의 ‘합수합토식’으로 진행됐다.
남경필 지사와 정기열 도의회 의장, 31개 시·군 단체장들은 수원시 광교산의 흙과 수원천의 물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물과 흙을 한데 섞어 기념식수인 은행나무에 뿌리며, 경기융합타운과 신청사의 출발을 축하했다.
이 자리에서 남경필 지사는 “새로운 경기천년의 중심지인 융합타운과 신청사가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드디어 착공을 하게 됐다”며 “이는 경기도와 의회가 연정을 통해 당을 뛰어넘는 협치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융합타운에는 경기도청과 의회, 교육청이 함께 입주한다. 이는 그동안 유래가 없었던 일”이라며 “한 지붕 아래서 싸우지 않고 도민들을 위해 협력하는 연정과 협치의 새로운 행정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기열 도의회 의장도 “신청사 건립과 관련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도민들의 열정과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 기공식이 가능했다”며 “오는 2020년에는 광교신청사와 융합타운이 광교호수공원을 뛰어넘는 광교신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신청사 건립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의회에서도 지원하겠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경기도지사 퇴임 후 첫 경기도 공식행사에 나선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그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남경필 지사의 결단으로 융합타운이 만들어지게 됐다”며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앞장서서 실현하는 곳이다. 앞으로 통합과 화합·협치를 통해 정치발전의 과제를 실현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인제 초대 민선 경기도지사와 임창렬 민선 2기 경기도지사가 영상메시지를 통해 신청사 기공을 축하했다.
신청사는 1995년 현 도청사(수원시 팔달구 효원1로)에 재건축하기로 결정, 설계까지 마쳤지만 IMF 경제위기로 지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후 2001년 경기도의회의 도청 이전권고로 2004년 현 부지인 광교로 이전을 결정하고 지구지정까지 했다. 2009년 현상공모를 통해 건축설계 당선작까지 선정했지만 세계 금융위기로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2014년 신청사 건립 추진을 공약으로 내건 남경필 지사의 취임으로 다시 동력을 얻었다. 남 지사는 광교신도시 주민과 수차례에 걸친 대화와 경기도의회의 권고사항(복합청사 건립 등)을 반영해 2015년 7월 행정타운과 오피스, 주거기능이 복합된 신청사 건립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후 도는 2016년 신청사 건립 계획과 비전을 담은 ‘신청사 융복합개발 마스터플랜’을 최종 확정, 이날 기공식과 함께 공사를 시작하게 됐다.
11만8,200㎡ 부지에 건립되는 경기융합타운에는 경기도 신청사를 포함해 경기도의회, 경기도교육청,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기도시공사,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도도서관, 초등학교, 미디어센터, 주상복합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이날 착공한 신청사는 수원시 광교신도시 2만6,227㎡ 부지에 연면적 9만9,127㎡(지하주차장 5만1,666㎡ 별도) 규모로 건립된다.
경기도청과 도의회 청사가 각각 22층, 12층으로 구성되며, 사람을 상징하는 시옷(ㅅ) 형상의 통합된 건물로 배치된다. 이는 1446년 훈민정음 언해본 서문에 있는 ‘사람’ 글자의 시옷 형상을 따른 것으로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상징한다. 경기도교육청도 이곳에 이전을 결정하고 구체적인 입주계획을 마련 중이다.
도 신청사 내부는 소통·혁신·개방 청사를 콘셉트로 도민전망대, 스마트 오피스, 융합형 프로젝트 오피스 등이 조성된다. 외부에는 도민 소통광장을 마련하고, 의사당을 유리돔으로 건립할 계획이다. 시공사는 태영건설 컨소시엄이며 총 공사금액은 2,915억 원으로, 2020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특히 도민 소통광장은 환승센터와 지하로 연결돼, 경기융합타운 내 모든 시설로 이동이 가능한 것은 물론 날씨와 상관없이 안전한 보행이 가능하다.
공공기관으로는 한국은행 경기본부(5,000㎡, 5층), 경기도시공사(5,000㎡, 15층), 경기신용보증재단(6,000㎡, 13층) 등 3개 기관이 신청사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다.
경기도대표도서관은 5,813㎡ 규모 부지에 5층으로 건설될 예정이고, 4만5,716㎡ 규모 부지에 조성될 경기정원은 소통광장과 연결돼 또 다른 휴식공간이 될 전망이다.
이 밖에 각종 언론사가 입주하게 될 미디어센터는 3,744㎡ 부지에 5층 규모로 건립되며, 8,700㎡ 부지에 22~24층 규모의 주상복합과 1만2,018㎡ 규모의 초등학교도 조성될 예정이다.
이날 기공식은 경기도 홍보대사인 개그맨 박준형 씨의 사회로, 남경필 지사와 정기열 도의회 의장, 이재정 도교육감, 염태영 수원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신청사의 비전과 미래를 논하는 ‘꿈 토크쇼’로 진행됐다.
우선, 어떤 교육 청사를 바라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재정 교육감은 “전국 최초로 도청과 교육청이 함께 자리하게 된다. 이는 교육자치와 지방자치가 함께 손을 잡고 교육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미래 인재들의 꿈을 이뤄주는 청사를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서 박광온 국회의원은 “경기도 신청사 부지는 뒤로는 광교산이 있고 앞으로는 원천호수가 있는 전형적인 명당의 자리”라며 “광교 신청사가 천년의 꿈과 희망을 이루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진표 국회의원도 “도의회와 도청, 교육청이 함께 있는 만큼 정치와 교육, 문화가 함께 융합돼 경기도 신청사가 소통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융합타운에 첫 사옥을 마련하게 된 경기신용보증재단 김병기 이사장은 “중소기업,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위해 신용보증을 하고 있는 기관인 만큼 이를 계기로 더욱 많은 도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시민대표로 참석한 이덕재 씨는 “100인 시민위원회를 공모해 오랜 기간 동안 수차례 걸쳐 머리를 맞대고 고심한 결과 오늘의 결과에 이르게 됐다”며 “주민과의 약속을 지켜주신 남경필 지사에게 감사를 드리고 도민이 원하는 경기융합타운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서 가수 김종진(‘봄여름가을겨울’ 멤버) 씨의 사회로 경기팝스앙상블, 박모세, 리얼걸 프로젝트 등 다양한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특히, 가수 시아준수가 속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홍보단 공연은 많은 소녀 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가족과 함께 기공식에 참석한 김동윤(40·수원 이의동) 씨는 “오늘이 있기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려왔다”며 “기다림이 컸던 만큼 기대도 크다. 앞으로 지어지는 경기도 신청사는 도민들의 화합과 소통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용인에서 온 강희진(36) 씨도“그동안 광교에 신청사가 들어온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정확한 일정은 몰랐다”며 “오늘 기공식을 계기로 차질 없이 공사가 진행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 외에도 푸드트럭과 아트플리마켓, 참가 가족과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꿈 그리기 행사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펼쳐졌다. 도는 이날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타일로 제작해 융합타운 내 각종 건축 내외장재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도는 현 도청사가 도민과 함께하는 공공청사로 활용될 수 있도록 도의회와 지역 국회의원, 도민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방안을 마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