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맹선생의 연향이 가득한 시흥시 하중동, 마술사 김진영 대표가 문을 연 ‘매직프렌즈“가 둥지를 튼 곳이다.
무대 위에서 보던 혹은 tv를 통해 보던 카드를 비롯한 다양한 마술용품들이 사무실 가득하다. 그의 무대 위 파트너 비둘기도 당당하게 살고 있다. 무대가 설치된 곳에는 그와 그의 동료 마술사들이 꿈을 키워가는 곳이다. 이곳에서 다양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공연을 준비한다. 벽면 한 곳을 가득 채운 트로피와 상패와 감사패가 그가 얼마나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지 미뤄 짐작하게 한다. 2002년 마술을 시작해 올해가 햇수로 15년째다. 녹록치 않은 경력이다. 28세의 젊음과 패기가 느껴진다.
* 중학교1학년 14세, 꿈을 향해 날개짓 하다.
책을 좋아하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아이였다. 발표하는 것은 물론 앞에 서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다. 어느 날 마술처럼 다가온 ‘친구의 마술하는 모습’은 한순간 넋을 잃게 만들었다. 손에서 이뤄지는 신기한 마술은 노력하면 누군가로부터 박수와 환호를 받아 자신감과 성취감도 심어주었다.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쁨 이었다.
중학교 1학년 14살, 온라인 마술카페에 가입해 독학으로 마술을 배우고, 서울을 오가며 어깨너머로 익힌 마술은 그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그의 호기심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더 큰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으면서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검색을 하면서 찾은 길이 한국에서 뿐 아니라 세계 최초 정규대학에 마술학과가 개설된 동아 인재대학교였다. 우리나라에서 마술사가 되기 위해서는 마술과 관련된 서적이나 비디오자료를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 이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급성장 하면서 소규모의 마술학원이나 마술동호회가 만들어지고 있었으나, 체계적이지 못하고 단편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었다. 지역에서는 더구나 어려운, 쉽지 않은 길이었다.
* 전문적으로 시작한 마술사로의 길은 이제 그에게는 삶의 모든 것이 되었다.
마술학과를 졸업하고 제대로 된 길로 들어서며 각종 국제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2010년은 그에게 잊지 못할 해이다. 방콕과 마카오에서 열린 국제마술대회 우승을 통해 실력을 검증받으며 태국에서의 초청공연으로 마술쇼를 펼치며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된 것이다. 2012년에도 월드그레이트 매직쇼 등 마술공연과 강의 활동을 이어간다.
* 마술사 김진영, 시흥지역에 뿌리내리다.
시흥토박이 이기도 한 그는 릴레이 공감 ‘시흥백년의 약속’ 사업으로 문화홍보대사 위촉을 받으면서 시흥에 자리 잡고 시흥을 기반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포리초, 소래중, 소래고를 졸업한 그는 아버지와 동문이다. 포동에서 태어나 자란 그에게 시흥은 고향이자 삶의 터전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각종 외국공연과 강연으로 시흥을 잠깐 떠났던 그는 프로마술사가 되어 다시 돌아와 하중동에 ‘매직프렌즈’를 운영 중이다.
2007년 시흥 매직 페스티벌 기획 및 공연을 시작으로 2008~2011년 1회~4회 마술동아리 Secret 마술콘서트 기획 및 공연, 2013년 제 1회 Magic Friends & Secret 연합 마술콘서트 'The Present' 기획 및 공연을 통해 시흥에 제대로 된 마술을 선보였다.
또한 ‘매직프랜즈’가 펼치는 전국마술 축제가 지난 2월 20일 청소년 수련관에서 펼쳐져 성황리에 진행됐다. 전국 매직 페스티벌은 많은 신인들의 그동안 연마해온 기량을 겨루는 자리로, 많은 시민들이 관객으로 참여한 가운데 관심을 모았다. 또한 이날 세계적인 마술사를 비롯해 국내 유명 마술사들이 출연하여 수준 높은 마술 갈라쇼를 펼쳐 시민들에게 큰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시흥시 평생학습센터 ‘신기한 마술’ 정규강의, 시흥시 진로도서관 ‘휴먼북:사람이 책이다’ 프로그램 마술사 초빙 및 강연 등 지역에서 학교 진로강연과 각종 대회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후배들의 멘토로 한국마술문화협회 2015년 ‘멘토상’을 시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수리수리 마수리, 마술의 향기가 퍼지다
마술은 악의가 없다. 마술은 판타지를 실현시킨다. 마술은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게 하고 신기함과 행복을 공유한다. 마술은 순간적으로 기분을 좋게 만드는 뻥이다. 꿈을 꾸게 하고 환상을 느끼며 세상을 아름답게 보이게 한다. 그 이면에 마술사의 정성이 있다. 노력이 있다. 있는 그대로 마음 편히 관람하면 그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다. 그가 마술의 매력에 대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다.
무대에 올라 조명이 켜지면 객석이 보이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두렵거나 무서울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조물주의 기분을 느낀다. 현실속의 나에서 무대 위의 나는 새로 태어나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단다. 그가 마술사로서 살아가는 원동력이 아닐까?
그는 “마술사라는 직업은 아직도 도전하기 어렵고 폐쇄적인 면이 많아 보인다. 그러나 다른 모든 예술처럼 대중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마술인식 개선에 힘을 쏟을 것”이다.
또한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중들에 가깝게 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마술은 절대 어려운 것이 아닌 누구나 가깝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한다. 그래서 한글설명서로 된 마술책을 준비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5~10분 내로 활용 가능한 팁이 제공된다.
시흥에서 마술의 향기가 날 수 있도록, 그래서 시흥에 사는 우리가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도록 그의 마술이 마법처럼 가득할 날을 기대해본다.
/시민기자 박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