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不眠症)과 더불어 사람을 답답하게 만드는 것은 다면증(多眠症)이나 다몽증(多夢症)이다. 꿈이 많은 것은 사람의 삶에 있어서 희망을 만드는 요소이니 매우 중요할 수가 있지만 잠을 자면서 꿈이 많아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은 답답하기 그지 없다. 대체로 꿈은 모두 정신이 사물과 작용하여 생긴다. 또한 형체가 사물과 접촉하면 일이 생기고 정신이 사물과 작용하면 꿈이 된다. 그러므로 온전한 정신을 가진자는 별로 꿈이 없다. 심(心)이 실(實)하면 근심하거나 놀라거나 괴상한 꿈을 꾼다. 심(心)이 허(虛)하면 혼백(魂魄)이 들뜨기 때문에 복잡한 꿈을 꾼다. 사기(邪氣)가 침범하면 정신이 불안해지는데 이는 혈기(血氣)가 적기 때문이다. 혈기가 적은 것은 심(心)이 허하다는 것이고 심기(心氣)가 허하면 두려워하고 눈을 감고 있으면 자려고만 하고 먼 길을 가는 꿈을 꾸며 정신이 흩어지고 꿈이 많아진다. 이때 사용되는 처방이 익기안신탕(益氣安神湯 = 당귀 복신 4g 생지황 맥문동 산조인 원지 인삼 황기 남성 죽엽 3.2g 감초 황연 1.6g 생강 3쪽 대추 2개)이다. 7정(七情)이나 6음(六淫)에 감촉되어 심(心)이 허해져서 밤에 꿈이 많고 잠자리가 편안하지 않으며 정신이 멍하고 놀라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치료한다. 몸이 피곤한데 막상 누우면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 불면과는 다른데 가슴이 답답하면서 열감을 느끼고 편안하지 않은 상태를 허번(虛煩)이라고 한다. 이때 사용되는 처방이 산조인탕(酸棗仁湯 = 석고 10g 산조인 인삼 6g 지모 적복령 감초 육계 2g 생강 3쪽)이다. 중병을 앓고 난후 몸이 허약해져서 잠을 잘 이루지 못하거나 이루더라도 깊은 숙면을 취하지 못할 때 쓴다. 이와는 달리 담경(膽經)에 담연(痰涎)이 있어서 신(神)이 제자리로 돌지 못하기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거나 자더라도 편안하지 않은 경우에는 온담탕(溫膽湯 = 반하 진피 복령 지실 8g 죽여 4g 감초 2g 생강 3쪽 대추 2개)를 쓴다. 심(心)과 담(膽)이 허약하여 잘 놀라고 꿈자리가 사나우며 허번이 생겨서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을 치료한다. 여기에 남성과 산조인을 더 넣어쓰면 효과가 좋다. 담경(膽經)이란 우리가 쓸개라고 말하는 담낭과 연결된 기의 통로를 의미한다. 간담은 우리의 정신을 강하게 하는 작용을 하는데 꿈과 잠자리는 담경과 연결된 경우가 많다. 담연(痰涎)이란 사람의 생리적 기능을 저해하는 병리적 물질이나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경락의 흐름을 방해하는 장해물로 작용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담결렸다는 표현도 담연이 경락에 지체하여 흐름을 방해해서 통증을 유발한는 것이다. 온담탕에 산조인 오미자 원지 인삼 숙지황을 더 넣어서 심(心)과 간(肝)의 기혈이 허할 때 사용하는 처방이 가미온담탕(加味溫膽湯 = 반하 7g 진피 4.4g 죽여 지실 3g 산조인 원지 오미자 인삼 숙지황 복령 감초 2g 생강 3쪽 대추 1개)인데 일반적으로 온당탕보다는 많이 사용한다. 그 이유는 온담탕이 허번을 치료하는 처방이라면 가미온담탕은 허번을 치료하면서 전반적으로 허약해진 몸을 튼튼하게 하기 때문이다. 허번이 갑자기 온 경우가 아니고서는 몸이 허약해진 상태이므로 몸을 보하는 약재를 결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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