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왕동 함현상생복지관 2층에는 중풍이나 치매, 노환 어르신을 보살펴 드리는 주간보호 노인복지시설인 ‘함현상생 은빛사랑채’가 있다. 매주 월요일에서 금요일 오전9시~오후6시까지 물리치료, 맛사지, 노래교실, 미술치료 등 전문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태풍 모라꼿(MORAKOT)의 영향으로 연일 폭우가 내리던 날. 함현상생 노인복지센터(은빛사랑채)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박정희(79세) 어르신을 만났다. 센터 문을 열고 들어서니 33명의 입소자들이 장구 장단에 맞춰 민요를 부르며 수줍은 미소로 눈인사를 건넨다.
흥겨운 민요교실이 끝나고, 연세에 비해 무척 건강해 보인다고 인사를 건네자, “여기 오면 행복하고 맘이 편안해서 그런가 봐요”라며 활짝 웃으신다.
유성자 센터장은 “저희 센터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분이예요. 직원들이 미처 챙기지 못하는 것 까지도 세심하게 챙기시며 입소자 개개인을 모두 파악하고 계시죠. 봉사를 일대일 맞춤으로 하고 계시는 분입니다.”라며 박정희 어르신에 대한 각별한 칭찬이 이어졌다.
속 깊은 배려로 든든한 본보기가 되어 주시는 어르신을 뵈니 연일 내린 비로 우울했던 세상이 환하게 밝아지는 듯 했다. 박정희 어르신은 4년 전 함현상생 복지관에서 노인대학을 수료한 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봉사활동을하고 있다. 거의 매일 출근 하다시피 나오신다는 어르신은 간식준비, 티타임준비, 중식, 설거지 등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 센터의 생활이 힘들기 보다는 즐겁고 흐뭇하단다. 어르신의 손길에서 진정한 정이 묻어 나옴을 느낄 수 있었다.
어려운 점은 없는지 묻자 “여기에 오시는 분들과 같은 노인이니 부담감 없이 받아들이고 비슷한 시절을 보내 공감대 형성도 되고, 친구같이 동생같이 서로 편하게 지내죠”라며 나이 들어 할 일 없이 집에만 있기에는 뭔가 불편했는데,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것이 고마울 따름이란다.
건강이 허락할 때 까지는 나이를 잊고 계속 이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친다. 노년의 무르익은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다.
어르신의 풍부한 삶의 경험과 노하우로 지역사회에서 존경받는 어르신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더 많은 어르신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오래 진행되기를 바래본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으나 햇살도 함께 있는 듯 부드럽고 따스했다.
윤정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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