採蓮曲(채련곡)
허난설헌
秋淨長湖碧玉流 추정장호벽옥류
荷花深處繫蘭舟 하화심처계란주
逢郞隔水投蓮子 봉랑격수투련자
遙被人知半日羞 요피인지반일수
가을날 깨끗한 긴 호수는
푸른 옥이 흐르는듯 흘러
연꽃 수북한 곳에
작은 배를 매두었지요
그대 만나려고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
멀리서 남에게 들켜
반나절이 부끄러웠답니다
″연밥따기노래″
허난설헌, 나태주편역
조용한 호수에서 퐁당 연밥 빠지는 소리는,
시선을 끌기엔 충분했을겁니다.
짐짓 아닌 척, 시선은 외면하며,
무심한 듯 한개 툭 던져봅니다.
저만치 그가 짐짓 돌아보길 원하는데
그는 안 돌아보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보고는 쿡쿡 웃는 모습이 보여 그만 부끄러워 진다네요.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보며 문 듯 허난설헌 그녀의 감성에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이 꿈결처럼 온몸을 감싸옵니다. - 주책없이^^ -
허난설헌(許蘭雪軒, 1563, 명종 18~1589, 선조 22): 본관은 양천(陽川). 본명은 초희(楚姬). 자는 경번(景樊), 호는 난설헌. 엽(曄)의 딸이고, 봉(篈)의 여동생이며, 균(筠)의 누나이다. 용모가 아름답고 천품이 뛰어났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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