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화병원 6내과 류마티스 전문의 정해권 과장 © 주간시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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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관절염은 손과 발의 여러 관절이 아프고 붓는다면 퇴행성 관절염과 더불어 가장 먼저 생각해보아야 하는 질환이다. 과거에는 원인 불명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유전학, 면역학, 분자생물학, 단백질학 등 첨단 의학분야의 협업연구를 통해 그 복잡한 발병의 과정이 자세히 밝혀져서 염증성 질환 및 면역질환 연구의 모범 모델로 불리운다. 유병률은 약 1%로 자가면역질환 중에서는 비교적 흔한 질병으로, 유전적 배경과 환경적 요인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여 관절과 신체의 여러 장기에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초기 증상으로는 피로감, 식욕부진, 전신 쇠약감, 잦은 열감, 애매한 근육통과 관절통 등이 있다. 이후 관절의 내면을 둘러싸는 윤활막에 염증이 발생해서 관절액이 증가하고 관절의 통증과 부종이 시작되며 이를 시작으로 점점 주위의 연골과 뼈까지 염증이 퍼져 관절 파괴와 변형을 가져온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으로는 ‘조조강직’을 들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해지고 움직이기 힘들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면 움직임에 불편이 없어지는 현상이다. 보통 조조강직은 기상 후 1시간 내외로 발생하며 염증이 심할수록 강직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
손 관절 부위는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에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부위이다. 아침마다 조조강직과 함께 손마디가 퉁퉁 붓는 사람이 대다수다. 손을 만지기만 해도 아프고 움직임이 불편해지며 관절 주변이 빨갛게 되기도 한다. 손 부위의 증상은 류마티스 관절염의 진단과 질병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다른 관절염과 다르게 몸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관절통이 느껴지며 진행성 염증으로 인한 손상이 계속되어 관절의 변형, 구축을 거쳐 마지막에는 불구에 이르게 된다. 관절손상 뿐 아니라 심혈관계질환, 동맥경화, 골다공증, 눈과 폐의 염증 등 다양한 합병증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2016년 발표된 연구결과를 보면, 국내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의 올바른 진단까지 2년여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들이 초기 통증을 단순하게 여겨 파스나 진통제로 잘못 대처하거나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다른 대안 치료를 시도하다가 진단이 지연되는 것이다. 4주 이상 손과 발, 손목, 발목, 팔꿈치 등에 통증이 지속될 경우, 관절이 아픈데 염증수치가 계속 상승돼 있는 경우에는 류마티스 내과로 바로 내원해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을 권장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연구가 진행되면서 첨단치료제가 많이 개발되어 이제는 발병 1년 이내에 빨리 전문의를 찾아 제대로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하면 증상이 완전히 좋아지는 사람이 절반에 이른다. 하지만 진단이 늦어질수록, 전문치료가 늦게 시작될수록 증상의 호전이 더디고, 만일 손상이 진행되어 관절의 파괴가 시작되었다면 이를 복구하는 것은 현대 의학기술로도 어렵다.
질병에 올바른 치료는 그 질병에 대한 정확한 진단에서 시작된다. 단순한 통증이 아니라, 내 몸이 보내는 이상신호를 적절히 인지해 내 건강을 지켜 나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