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풀공예로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김이랑 대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 온 농경문화의 진수 ‘짚풀공예’

주간시흥 | 기사입력 2018/08/31 [13:31]
주간시흥 기사입력  2018/08/31 [13:31]
짚풀공예로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김이랑 대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 온 농경문화의 진수 ‘짚풀공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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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 온 농경문화의 진수 ‘짚풀공예’

1960~70년대 우리네 농촌은 집집마다 사랑방에서 가마니를 엮고 대나무나 짚풀로 엮어 만든 생활용품을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박으로 만든 바가지 대신 플라스틱 바가지로 대체되고 거의 대부분의 생활용품들이 이젠 플라스틱으로 대량 생산되면서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다. 그 플라스틱이 이젠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그들의 지혜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우리조상들은 특별한 연장 없이 짚과 풀을 엮어 만들어 일상생활용품으로 사용했다. 그래서 짚풀은 우리 조상들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했던 자연이 준 가장 고마운 선물이 아니었을까?

시흥에서 어려운 조건 가운데 그 맥을 이어가고 있는 김이랑 짚풀공예가를 만나러 산현동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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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한 전통생활용품과 일부작품 기억창고기증

유래 없는 폭염으로 숨 쉬는 것조차 쉽지 않은 날씨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이 더운 날씨에 비닐하우스 공방에 차마 있을 수 없어 컨테이너 그늘 밑으로 선풍기 한 대 의지해 밖으로 나와서도 작품 활동에 몰두하는 모습이 이 시대를 사는 예술가들의 현재 모습이 아닐까 괜히 콧등이 시큰해 진다.

2001년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짚풀공예가의 길이 벌써 올해차로 18년이 되었단다.

시간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재미있어요. 직접 하고 있으면 옆에서 보는 것으로는 느끼지 못하는 뭔가 모를 매력이 있어요.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연신 땀방울을 훔치며 그래도 짚을 꼬아 황소의 머리 부분을 엮는 그녀의 손은 멈추지 않는다.

2016, 2017년 두 해 동안은 기억창고에서 활동을 했다. ‘기억창고의 기억은 그녀에게는 특별한 기억이다. 10여년 사이 포동 새우개 마을이나 매화동, 금이동 등 자연마을들이 개발로 인해 공장이나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거의 사라져갔다. 사라지기전 마을에서 기증받거나 그동안 수집한 전통생활용품들을 보관할 장소가 마땅히 없어 하우스에 저장해 보관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비가 새거나 옮기는 과정에서 훼손이 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던 중에 시에서 관심을 보였다. 어떻게든 쓸모 있게 되면 좋은 일이라 여겨 2016년 시에 기증을 하게 되었고 시에서는 기억창고라는 공간을 만들어 그곳에 전시하게 되었다.

올해는 갈 곳이 마땅치 않던 차에 본회 이사 중 한분의 도움으로 급하게 비닐하우스를 마련해 산현동에 둥지를 틀었다.

공방 안에는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익살스러운 도깨비를 비롯해 아기돼지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엄마돼지, , 쥐 등 동물모양의 작품, 각종 생활용품들이 전시되어있다. 하나같이 그녀의 손을 거쳐 탄생한 작품이다.

2008년에는 짚풀 작품을 들고 독일까지 진출했다. 우리 짚풀공예의 우수성을 외국인에게 검증받고자하는 시도였다. 성공적으로 끝나고 많은 이들의 시선과 감탄을 이끌어냈다. 이후 일본, 중국, 미국 등에 초청받아 시흥의 호조벌을 알리고 미국 뉴욕 한인회에서 초청한 Korea & America day에서는 짚풀공예 전시뿐만 아니라 미니어쳐 복조리를 300set 기증하여 한국의 정감을 안겨주며 시흥를 알리고 호조벌의 역사성을 알리며 한인사회에 호평을 받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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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호조벌사랑짚풀공예전준비로 바쁜 일정 보내

시흥시에 향토민속보존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김이랑 대표는 우리 농경문화의 대표적 유산이며 300년 호조벌의 역사성을 보존하기 위해 사업단을 만들어 올해도 발로 뛰고 있다.

2회 호조벌사랑짚풀공예전공모전을 준비 중이다. 공모전을 위해 몇 곳을 돌아다니며 교육도 진행 중이다.

어르신들과 만나다 보면 옛날이야기도 떠올리며 서로 소통의 장이 되니 정신건강도 좋아지고 손가락으로 비비며 꼬아 작품을 만들다 보니 신체의 건강까지 더불어 따라온다.“ 귀찮고 번거로워 해도 지속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주어진 사명감으로 즐겁게 하고 있다.“고 전한다.

현재 대야복지관 희망봉사단 동아리 어르신들과 조남2동 노인정, 월곶동 풍림아파트 동네관리소 등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조남2동 노인정은 김용문 회장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회원들에게 권유하는 등 짚풀공예에 대한 욕구가 많아 지속적으로 프로그램화 하여 짚풀공예를 널리 알리는데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짚풀공예의 당면한 과제로 세대교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젊은 여성층과 청소년 대상으로 관심을 넓히고 있다. 그래서 월곶동 동네관리소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특히 청소년들은 개인주의적이고 기계화된 사회에서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짚풀공예가 정서안정과 지지 효과가 크며 작품을 완성함으로서 성취감을 맛볼 수 있어 최고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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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를 잇는 매개체로서의 역할로 전통 지켜나가

20013월 작은자리자활센터에서 짚풀공예사업단을 시작으로 볏짚의 반짝거림에 매료된 그 날 이후 꿈에서 조차 짚풀을 엮어 새끼를 꼬아 작품을 만들었을 만큼 열정이 넘쳤다. 작품이 늘어갈수록 마법을 부리듯 더 많은 갈증을 느꼈다. 수소문 끝에 만난 임채지선생(현 전남무형문화재 제 55, 곡성기차마을)을 만난 그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 세상은 선조들로부터 이어져 물려받았으니 고맙게 생각해야 하며 내 것이 아니므로 우리도 그 과정을 거쳐 후손에게 대물림을 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한다는 정신적 철학을 전수해 주셨다. 첫눈에 제자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할 만큼 첫 만남 이후 감사하게도 짚풀의 모든 것을 전수 해 주셨고 우리 것을 내가 지켜야한다는 철학도 물려받았다.

후대에 짚풀공예의 기능과 철학을 전수하는 것을 소명으로 스스로를 매개체로서의 역할이라 생각한다.’는 김이랑 대표는 짚풀공예의 교육방법과는 거리가 멀었던 세대에서 새롭게 개척하고 체계화 시켜가는 과정에서시행착오를 겪고 이를 보완해 가며 우리의 전통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제 짚풀공예가로 20여년의 고개에 선 그녀는 지금도 지푸라기만 잡으면 도깨비 방망이라도 잡은 듯 세상 어떤 것도 부럽지 않다고 한다. 앞으로도 그동안 내면으로 쌓아온 것 들을 마음껏 펼쳐 보이며 호조벌을 널리 알리는 홍보대사로서의 활발한 활동도 기대해본다.

/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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