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 사상이나 주제를 나타내는 핵심어를 키워드라고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의견이 있겠지만 필자는 현대인의 핵심어를 건강과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건강과 행복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고 필자 역시 그러하다. 반대로 우리는 불행에 대해서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건강과 행복에 관심을 가지는 만큼 건강과 행복을 앗아가는 불행에도대비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우리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가장 두려운재난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국민들 대부분은 첫 번째로 화재를 꼽는다. 화재는 우리의 건강과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아갈 수 있는 커다란 불행이다.
화재에도 핵심 키워드가 있다. 국민안전처에서 추산한 최근 5년간 전국 화재 월간통계에 따르면 7월 14,058건, 8월 14,221건, 9월 14,112건에서 11월 15,237건으로 증가하고 본격적인 겨울철인 12월에는 18,755건,1월 21,274건 등으로 정점을 찍어 여름인 7월에 비해 대략 51%가 증가함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화재 키워드는‘겨울철’이다.
화재발생 장소별로는 5년간 전체 화재 214,626건 중 주거시설에서 발생한 화재가 54,379건 25.3%로 1위를 차지했는데, 특히 겨울철인 12월은 여름인 7월에 비해 47%나 화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화재발생원인을 살펴보면 주거시설화재 54,379건 중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29,336건 53.9%로 절반이 넘는다. 겨울철에 다음의 화재키워드는 바로‘주거시설’과‘부주의’다.
왜 겨울철 주거지역에서 화재가 급증하는 것일까? 당연한 얘기지만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이 되면 각종 난방기구 등 화기취급 빈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며 특히 난방기구의 잘못된 사용, 부주의가 화재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가정에서 편리하게 사용하는 전기제품이지만 많은 화재의 원인이 되는 만큼 사용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몇 가지 안전사항만 잘 준수하면 겨울철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첫째, 사용하지 않는 전열기구는 플러그를 뽑아두고 문어발식 콘센트사용을 자제한다. 특히 전열기구 사용 시 용량에 적합한 굵기의 전선을 사용하여야 하며 사용 중 전선에 열이 발생하면 즉시 사용을 중지하여야 한다. 과전류차단기 및 스위치 작동상태를 확인해 이상이 있을 시 점검을 요청하며, 장기적으로 외출하는 경우에는 차단기를 내려놓고 다녀오는 것이 좋다.
둘째, 피복이 벗겨진 전선은 그대로 방치하지 말고 즉시 수리하고 콘센트 안에 먼지가 가득 쌓여 스파크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니 가끔이라도 청소를 해 묵힌 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셋째, 전기매트는 사용이 편리한 반면 화재를 발생시키기 쉬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짧은 시간에 가열되므로 필요할 때만 켜서 사용하고 외출할 경우에는 반드시 전원을 꺼야한다. 전기매트를 접을 경우 내부열선이 꺾여 파손되거나 망가져 차후 사용할 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보관할 때에는 열선이 꺾이지 않도록 둥글게 말아서 보관해야 한다.
넷째, 이동식 석유난로는 불이 붙어 있는 상태에서 주유하거나 이동하지 않으며 전기난로 및 가스기구를 사용할 경우에는 충분한 거리를 유지해 설치하고 주변의 물건을 제거한다. 그리고 각종 화기들을 사용할 때 자리를 비우지 않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마지막으로 아이들만 두고 외출할 경우에는 라이터, 양초, 성냥 등 화기기구를 아이들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수시로 화재예방안전교육을 실시하여 부주의 및 장난으로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어 소방시설이 설치된 주택에서는 소화기와 단독경보기감지기를 내년 2월 4일까지 의무적으로 설치하여야 한다. 소화기는 세대별, 층별 1개 이상 비치하고 단독경보형감지기는 방, 거실 등 구획된 실마다 부착해야 한다. 주택용소방시설을 반드시 비치하고 지속적으로 점검해 유사 시 대비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업무 차 방문한 시흥소방서는 무척이나 분주한 느낌이다. 그 중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확산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런 대책들이 소방공무원의 노력만으로 끝나지 않도록 적극적인 참여와 성숙된 안전의식으로 시민들이 함께 할 때라고 생각한다. 화재는 예방만 잘하면 크게 줄일 수 있고, 예방은 화기취급 시 올바르게 사용하고 정리정돈 등 관심을 조금 더 가지고 생활하면 실천할 수 있다.생활 속에서 화재예방을 습관화하여 불행은 멀리하고 가정의 건강과 행복은 끌어 모으는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철이 되길 바란다.
오기영 님
소방기술사/소방시설관리사
현 ㈜동광 씨앤에스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