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처럼 묵묵한 축산농가의 고충을 생각하며

주간시흥신문 | 기사입력 2008/05/27 [19:09]
주간시흥신문 기사입력  2008/05/27 [19:09]
소처럼 묵묵한 축산농가의 고충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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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농가에서 소는 재산목록 1호 내지 2호에 드는 살림이라고 했다. 또한 자식들 학자금이기도 했고 혼수비용이기도 했다. 소는 특히 우리나라 소 한우는 순하고 우직하기만 해서 농사짓는데도 한 몫을 하고 집안에서 중요한 때에도 한 몫을 하는 부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런 소가 요즘은 미국 쇠고기 수입 논란으로 매스컴을 많이 타고 있다


밭에 야채를 심어 시장에 내다 팔기 위해 아침 일찍 작업을 해서 경운기에 싣고 오시는 마을 아저씨 부부를 만났다. 경운기를 멈추시고 반색을 하시며 상추와 쑥갓이 좋다며 덜어주시는 두 분 부부는 요즘 소 때문에 신경이 쓰여 답답하다며 걱정을 하신다.


젊어서부터 꾸준히 농사를 지으시며 한우 암소를 부업 겸 기르는 마을 아저씨 (김영수,73)부부는 예전에 농가에서 한우를 기르듯이 소를 기르신다. 젊으셨을 때는 소를 여러 마리 기르셨는데 이젠 힘에 겨워서 좋은 암소 일곱 마리 정도를 유지하신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은 어미소 일곱 마리와 송아지 세 마리를 키우는 아저씨도 요즘 미국 소 수입 때문에 큰 걱정을 하고 있다.


 

 © 주간시흥신문
“이까짓 야채나 해서 몇 푼이나 해.”

 
“송아지 팔게 있는데 세상이 저리 시끄러우니 소 값이 자꾸 내려가지.”

 
“송아지를 내서 파시는데도 그리 힘이 드셔요?”

 
“그럼 소가 타격을 입는데 송아지라고 별수 있나.”


 

아저씨는 어미소가 암송아지를 낳으면 길러서 새끼를 낳게 하고 어미소가 수송아지를 낳으면 팔아서 살림에 보태어 쓰는데 요즘 소 값이 자꾸 떨어져서 소 기르는 재미가 없다며 ‘어서 이 시기가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요즘 팔아야할 수송아지 한 마리가 있는데 소 값이 자꾸 떨어져서 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어서 정부에서 이 일을 해결하고 소 값이 안정되어야 소 값을 제대로 받고 판다며 정부에서 농민들을 위해 미국과 다시 협상을 해서 한국 축산 농가들이 마음을 놓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고 하시며 앞으로 소를 어떻게 키워야할지 모른다고 한숨을 내쉬기도 하신다.

 

  © 주간시흥신문



마당에 있는 외양간에 아저씨 부부와 들어서자 누런 암소들이 일제히 일어서며 주인에게로 눈길을 보낸다. 눈빛이 선해 보이는 누런 암소들을 보니 세상일이 뒷전으로 물러나는지 아저씨 내외분은 흐뭇한 웃음을 지으시며 소를 쓰다듬으신다.


우리 한국인들은 모두 농민의 자손이라고 했다. 요즘 곳곳에서 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보면서 축산농가의 고충은 축산농가 만의 고충을 넘어서 모든 국민들이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마을 아저씨 내외분이 하시듯이 소처럼 묵묵히 할 일을 하고 계신 우리 축산농민들을 생각하면 어서 미국 소 수입 재협상으로 축산농가의 걱정거리를 덜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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