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장 김용일
진영으로 돌아온 공명은 두예와 호충에게 무언가 계교를 일러주어 보낸 다음 군중의 장인들을 불러 모아 목우와 유마라는 것을 만들게 했다. 그런 다음 마대에게 군사 오백을 주며 호로곡을 지키라고 당부했다.
며칠이 지나 다 만들어진 목우와 유마가 모습을 드러내자 공명은 이 목우와 유마를 몰아 검각에 있는 군량을 기산으로 옮겨오게 했다. 이것으로 촉병은 우선 군량에 대한 걱정이 없어졌다.
싸움에 지고 돌아온 사마의는 마음이 무거웠다. 나가 싸울 수도 없고 물러 날 수도 없으려니와 계속 지키고만 있자니 군량도 문제여서 마음이 무거워 걱정으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적정을 살피러 나갔던 군사들이 돌아와 일렀다.
“촉병들이 목우와 유마라는 수레를 이용해 군량을 운반하고 있는데 사람은 별로 힘들어 보이지 않는데 먹지도 마시지도 않는 목우와 유마가 움직이는 게 신기합니다.”
이 말을 들은 사마의는 깜짝 놀라 장호와 악침을 불러 명하기를 “너희들은 각각 군사 오백을 데리고 나가 알맞은 곳에 기다리고 있다가 촉병이 목우와 유마를 이용해 군량을 운반하거든 빼앗아오라.”고 했다.
장호와 악침은 촉병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가 뒤를 덮치자 뒤에 처져 목우와 유마를 끌던 촉병들은 갑작스러운 습격에 미처 손을 쓰지 못하고 목우와 유마 몇 필을 버리고 도망치고 말았다. 장호와 악침은 기뻐하며 빼앗은 목우와 유마를 끌고 자기네 진채로 돌아갔다. 사마의는 곧 솜씨 좋은 장인을 불러 끌어온 목우와 유마를 뜯어보고 그대로 만들게 해 이 목우와 유마를 이용해 위군도 힘들이지 않고 군량을 운반해올 수 있었다.
며칠이 지나 이 소식은 촉군의 진영에 전해지자 공명은 왕평을 불러 군사 천명을 이끌고 위병처럼 꾸며 밤중에 몰래 가서 위병에게 군량을 옮기는 군사라고 속이고 슬그머니 적의 군량을 옮기는 군사들 틈에 끼어 있다가 군량을 운반할 때 위병을 죽여 흩어버리고 그들의 목우와 유마를 빼앗아오라고 명했다.
다음으로 강유와 위연을 불러 지시하기를 “그대들은 군사 만 명을 이끌고 목우와 유마를 끌고 오는 군사를 맞이하고 뒤쫓아 오는 적이 있으면 맞서 싸워 지켜야 한다.”
요화와 장익에게는 사마의가 오는 길을 끊으라고 하고 마대와 마충에게는 위남으로 가서 싸움을 거는 일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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