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법 36계 제19계 - 부저추신(釜低抽薪) (4)

주간시흥 | 기사입력 2014/06/02 [18:42]
주간시흥 기사입력  2014/06/02 [18:42]
병법 36계 제19계 - 부저추신(釜低抽薪)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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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를 지키던 순우경은 이날도 부하장수들과 술을 마시고 군막에 돌아와 누워 있다가 북소리와 함성에 깜짝 놀라 일어나 좌우를 보고 “무슨 일로 이렇게 시끄러운가?” 라고 물었으나 대답이 들려오기도 전에 조조군의 요구(사람이나 말을 사로잡을 때 쓰는 무기)에 술에 취한 순우경은 칼 한번 뽑아보지 못하고 사로잡히고 말았다.

오소가 공격당하고 있다는 급보를 전해들은 원소는 장합과 고람에게 관도로 가서 조조의 본진을 치게 하고 장기에게는 오소를 구하라고 영을 내렸다. 조조는 오소에서의 일은 뜻대로 되었지만 원소의 구원군이 걱정이 되어 순우경의 졸개들이 버리고 간 갑옷이며 무기와 기치를 거둬들여 마치 순우경의 부하인 것처럼 꾸미고 돌아가기로 했다.

장합과 고람은 기세 좋게 조조의 본채를 급습했지만 왼편에서는 하후돈이 오른편에서는 조인이 달려 나오는데다 비어 있는 줄 알았던 진채 안에서 마저 조홍이 군사를 이끌고 나와 대적하니 당할 수가 없어 달아나는데 어느새 돌아온 조조가 친히 이끄는 군사들이 막아서자 두 장수는 간신히 포위에서 벗어나 달아났다. 원소는 오소를 방어하지 못하고 조조에게 잡혔다가 돌아온 순우곤의 목을 벤 다음 조조의본 채를 치러갔다가 실패한 장합과 고람을 급히 돌아오라고 했다.

장합과 고람은 패전의 멍애를 뒤집어쓰고 처형될까 두려워 자신들이 거느린 병마를 모조리 데리고 조조에게로 가 투항해버리고 말았다.

원소 측에서는 장합과 고람이 조조에게 투항하고 오소의 군량은 조조가 모조리 불태워버려 군심이 흉흉해졌다. 어떻게 보면 똑같이 군량이 없는 상황에서는 많은 군사를 거느린 원소 쪽이 오히려 불리해진 셈이었다.

원소보다 더 유리한 입장이 되어버린 조조는 급속한 공격을 하기로 하고 삼경 무렵 장합과 고람에게 군사를 주어 원소의 본진을 들이치게 했다. 그렇지 않아도 사기가 떨어진데다 깊은 밤의 급습이라 얼마 되지 않은 조조의 군사였지만 원소의 대군은 큰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서로 뒤엉켜 싸우다가 날아 밝자 서로 군사를 거두었지만 원소 쪽이 크게 당하고 말았다. 이렇게 되자 한 때 칠십만 대군을 자랑하던 원소의 군대는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 조조는 이번 기회에 원소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하기로 하고 군사를 크고 작게 세 갈래로 나누어 이리저리 움직이게 하며 업군과 여양을 치러간다는 소문을 내게 했다.

원소는 이 소리에 놀라 아들 원상에게 군사 오만을 주어 업군을 구하러 가게하고 장수 신명에게는 오만을 주어 여양을 구하러 보냈다. 이렇게 되자 원소의 본진에 남은 군사는 실제로 얼마 되지 않아 조조의 군사보다 많을 것이 없었다.

조조는 원상과 신명이 떠났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모든 군사를 동원하여 원소의 본채를 쳤다. 조조군이 왔다는 소리만 듣고도 싸울 생각을 잊고 뿔뿔이 흩어져 달아나기 바빠 원소의 본진은 무너지고 말았다. 원소도 경황이 없어 갑옷도 챙겨 입지 못한 채 말에 올라 정신 없 이 도망쳤다. 그 뒤를 따라 나선 군사는 겨우 팔백 기에 지나지 않았다.

이번 전쟁은 자신보다 10배나 많은 적을 직접 상대하지 않고 군량을 불태워 적의 사기를 점차 떨어뜨린 부저추신의 계를 잘 활용한 조조의 승리였다. 이 전투의 승리로 원소는 몰락하게 되고 조조가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게 된다.
 
편집위원장 김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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