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산책

병법 36계 제16계 - 욕금고종(欲擒故縱) (16)

주간시흥 | 기사입력 2014/02/17 [13:33]
주간시흥 기사입력  2014/02/1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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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법 36계 제16계 - 욕금고종(欲擒故縱)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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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장 김용일
 
촉군이 한 골짜기 안으로 달아나자 그 뒤를 쫓아가다 보니 검은 칠을 한 상자가 실린 수레 수 십 대를 발견했다.
“이게 무어냐?”고 물으니 “이 길은 촉군들이 식량을 운반하는 길로 대왕과 군사들이 공격해오자 군량을 버리고 달아난 듯합니다.”라는 대답을 한 병사가 했다. 이 말을 들은 올돌골은 마음이 흐믓해져 더욱 급하게 촉군을 쫓게 했다.

골짜기 입구를 지나고 앞이 트였지만 촉군은 없고 통나무와 바윗덩어리가 골짜기 앞뒤를 막아버렸다. 만병들에게 길을 열고 앞으로 나가라고 한 다음 자신도 앞장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멀지 않은 곳에서 마른 풀과 장작을 잔뜩 실은 수레가 나타났는데 모두 불이 붙어 있었다. 뒤돌아 계곡 입구 쪽으로 가보았지만 아까 들어올 때 보았던 검은 수레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원래 거기에 실려 있던 것은 화약이어서 한번 불이 붙자 걷잡을 수 없게 골짜기 입구를 세찬 불길이 막아버렸다.

불꽃이 튀어 등갑에 닿기만 하면 불이 불어 벗어던질 틈조차 주질 않아 올돌골과 그의 삼만 등갑군은 모두 골짜기 안에서 불에 타 죽고 말았다.

맹획은 뒤처져 있으면서 올돌골로부터 좋은 소식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만병 천여 명이 달려오면서 말하기를

“오과국 군사들이 촉병과 싸워 크게 이겨 제갈량이 골짜기에 갇혔으니 함께 가서 돕도록 하십시오.” 이 말에 맹획은 몹시 기뻐하며 함께 있던 나머지 병사들을 이끌고 골짜기로 갔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골짜기에 이르러 보니 아직도 불길과 연기가 치솟는데 사람과 말이 타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맹획은 공명의 계책에 떨어진 것을 알고 얼른 도망치려 했지만 왼쪽에는 장의, 오른쪽에는 마충이 달려 나왔다.

맹획은 놀란 중에도 악착같이 싸웠지만 얼마 전 되돌아왔던 만병들이 갑자기 돌변하여 공격해오자 맹획과 졸개들은 모조리 사로잡히고 말았다.

공명 앞에 끌려온 맹획은 진심으로 항복하며 앞으로는 다시는 모반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맹세를 했다.

모든 일을 마무리한 공명은 군사들을 배불리 먹인 뒤에 성도로 돌아갈 것을 명해 남만 정벌은 끝이 났다. 이번 원정은 진심으로 적을 감복시켜 배반하지 않게 하는 것이 목적이기에 입곱 번이나 사로잡았다가 놓아주는 어려움을 감수했던 것이다. 이것은 욕금고종의 계를 충실히 실행한 전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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