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과 함께 기쁨과 아픔을 함께 나누다 보니 그저 이웃이라기보다는 내 가족 같은 마음으로 그들의 육체적인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까지도 생각하게 되었다."며 "허락하는 한 그들의 수호천사 되겠다."는 과림동 보건진료소의 서숙정(43) 소장. 결코 짧지 않은 21년여의 시간 동안 과림동 주민들과 희노애락을 같이한 삶의 동반자이며 건강지킴이로 함께 하고 있다.
그가 어린시절 꿈인 교사로서의 길을 접고 나이팅게일 같은 간호사가 되겠다고 진로를 바꾼 계기는 우연히 교회에서 마주친 행려병자들을 만나게 되면서부터였다. 그 일을 계기로 앞으로 자신이 할일은 아프고 병든 사람들을 돌보는 일이라고 생각한 서 소장은 대학졸업을 앞두고 대학병원이나 보건소 근무를 마다하고 거의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는 지역에 설치된 '보건진료원' 근무를 자청했다. "처음에는 집안에서의 반대도 많았지만 '하고자 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굳은 믿음이 있었으며, 아직도 그 선택에 후회가 없다."며 "내 작은 힘이나마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웃음 짓게 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창기 보건진료소와는 달라진 사회적 여건으로 인해 일부 보건진료소의 폐지가 거론되는 것이 안타깝다."는 서 소장은 "보건진료소는 공공보건을 실현하는 최소한의 기구로 지역주민들 스스로 '마을건강원', '무료진료후원회' 등의 주민 자원봉사 단체와 운영협의회를 통해 지역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함에 따라 지역의 환경, 생활에 따른 건강문제는 물론 오랜 기간 함께 해온 그들의 각 개인별 병력 및 가족력 까지도 환히 알 수 있어 예방과 치료에 만전을 할 수있는 동시에 지역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건강사업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라며 보건진료소의 역할을 강조했다. 시흥시에는 과림 보건진료소 외에 신현, 연성, 목감, 정왕동 등 5개의 보건진료소가 있으며, 지역사회진단을 통해 노인보건관리, 성인병 관리, 취약가정 돌보기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과림동은 청소년 층 인구가 거의 없고 노인 및 성인 층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만큼 주민들의 성인병 예방과 건강이 좋지 않은 노인들을 위한 방문보건 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외국인근로자가 많은 지역특성상 그들을 위한 무료진료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서숙정 소장은 "지역사회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 스스로 건강지킴이가 되어야 하는 만큼 '자가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교육도 꾸준히 시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늘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주고 몸과 마음이 편안해 과림보건진료소를 자주 이용하고 있다는 한 주민의 말처럼 과림동 주민들의 건강지킴이인 서 소장이야 말로 진정한 '백의의 천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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