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을 며칠 앞둔 지난 8월 27일, 진말초등학교(교장 오복실) 에서 교과특별 수업이 있다는 소리에 한걸음에 달려 갔다.
강당에 울려 퍼지는 아이들의 가야금 병창 소리가 막바지 더위도 잊게 할 만큼 전율을 느낄만큼 구성지다.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에 걸쳐 진행 된 여름방학 특강에 가야금반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교과특별수업은 초등학교 2학년부터 6학년 학생들이 참여하는데 방학 중 수업인데도 결석하는 학생 하나 없이 다들 열심이다.
진말초의 가야금 병창반은 2000년 9월 방과후 특강반으로 시작돼 학교와 지도강사(안호성),학생, 학부모들의 전폭적 지원으로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눈에띄게 실력이 향상돼 시흥시는 물론, 경기도대회에서도 괄목할 만큼 유명해 졌다.
또한 2003년 11월에는 모스크바 초청으로 해외 공연을 다녀 오는 행운도 따랐다.2007년과 2008년 전국 규모의 가야금 대회에 참가해 최우수상의 영예도 누렸다.
진말초 가야금부는 2010 전국어린이 국악경연대회 특별상 수상 등 2005년부터 매년 국악관련 각종 대회를 휩쓸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8회 국제 어린이 축제 “PONESI OPANKE" 참가를 위해 세르비아에서 해외공연을 하기도 했다. 가야금으로 내 꿈을 키워가고 학교를 빛내고 세계에 우리의 소리를 알리는 어린이 국제홍보대사로서의 역할도 해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진말초 가야금부를 졸업한 학생들이 국악 관련 상급학교에 진급해 후배들의 좋은 역할모델(role-model)이 되고 있다.
가야금반은 현재 기초반, 심화반, 특성화반으로 나뉘어 담당교사(송미영)와 병창지도교사(이선), 산조지도교사(홍재동)의 열정적인 지도로 운영되고 있으며 34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가야금반이 학교에 처음 생겼을 때는 학생들이 자신의 악기를 마련해야 했으나 이제는 학교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개인별 악기가 모두 마련되었다.
우수 강사진을 확보하고 지도교사의 열성까지 더해져 가야금부는 학생들의 특기 신장은 물론 자신의 재능을 찾아 진로결정을 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고 았다.
또한 오복실 교장은 특색사업으로 전 학년 1인 1악기 연주를 권장하고 있다.
1학년 실로폰, 2학년 멜로디언, 3학년 오카리나, 4학년 오카리나, 5학년 하모니카, 6학년 단소
등 각 학년별로 악기를 배우고 익혀 학기말에는 전 학년이 모여 발표회를 한다.
오 교장은 이렇듯 학문의 전당인 학교에서 아이들의 감성교육과 인성교육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는 예능 교육으로 공교육의 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아이들의 재능을 찾을 수 있도록 초등시절에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예능 교육이 주는 정서적 안정이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 제공과 함께 이들 중 해마다 한두 명은 입시를 통해 국립국악학교로 진학한다.
국립국악중.고등학교는 정통 국악 엘리트 코스로 학습 능력과 실기 능력을 고루 갖춘 인재를 키워 내며 전교생이 장학금으로 공부하고 있다.
그동안 진말초 에서는 국립국악학교(중학교), 국립국악고등학교(교장 강덕원) 로 이어지는 국악 전공의 길로 가고 있는 학생들이 12명이나 배출 되었으며, 이들은 학생들 뿐 만 아니라 학부모들 까지도 입시정보와 마음 까지 나누는 동문으로서의 끈끈함으로 이어져 국악학교 내에서는 시흥시의 진말초야 말로 명문으로 통한다. 이중 몇몇은 가야금반 소속은 아니었지만 같은 초, 중, 고 동문이라는 아주 특별한 인연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서로 힘이 되고 있다.
가장 맏형인 이민하(한양대3.피리전공), 김자은(서울대2.가야금전공), 김예림(한양대2.해금전공)씨를 비롯 문혜준(국악고3.판소리전공), 안민영(국악고3.판소리전공), 이주영(국악고1.가야금전공), 김민정(국악고1.가야금전공), 임우영(국악중3.가야금전공),이다현(국악중3.가야금전공), 이민영(국악중1.대금전공), 임지영(국악중1.해금전공), 윤요안나(국악중1.거문고전공)가 현재 재학 중이며 이주영과 이민영, 임우영과 임지영은 자매 인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초등학교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특기 적성 교육이 일찌감치 전공이 되어 대학 진학으로 까지 가게 된 학생들은 이 제도의 수혜자이기도 하고 검증된 성과라 할 수 있다.
이를 감사하게 여긴 졸업생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사회 활동을 하고 자발적으로 후배들을 도울 수 있을 때까지 ‘가야금반 후원회’를 만들어 대외활동을 하는 가야금반 어린이들을 위해 작지만 큰마음으로 후원을 약속 했다.
손보경·김미경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