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이라는 나이를 넘기고, 나는 그 동안 무엇을 위해 살았나 곰곰히 생각해 보니, 아내로서 엄마로서 딸로서 무엇 하나 내세울게 없이, 시간만 보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허무하기도 하며 갑자기 희어진 머리카락을 들여다보면 서글퍼지기도 한다.
또, 이제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많았구나 생각하니 조급해지기도 한다. 주부가 되고 30대에는 뭐가 뭔지 모르고 바쁘게 살았고, 40대가 되어서는 바쁘면서도 시간을 쪼개 지역 봉사활동을 하며 그런대로 보람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 무엇 하나 제대로 배워 놓은 것이 없다는 생각에 부끄럽기도 하고, 뒤처지고 있다는 자격지심에 스스로 초라해지는 느낌마저도 든다.
친구들이 컴퓨터를 배우자고 할 때도 “대충 인터넷하고 워드 엑셀정도 하면 되지 취업할 것도 아니고 배워서 뭐하냐” 했으나, 지금 와서 보니 포토샵, 파워포인트, 홈페이지 꾸미기 등을 배운 사람들은 방문객도 많고, 예쁘고 아름다운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을 보면 부럽고, 나는 그동안 무엇을 했나 하는 생각에 내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는다. 세상에 필요 없는 것은 없고, 늦었다고 생각할 때 배우는 것이 빠른 것임을 다시 한 번 뉘우친다.
20대에 지금 배워서 뭐하나 했던 것이 30대 또는 40대에 필요하기도 하고, 30대에 배운 것이 40대, 50대에 필요할 수 있으니, 사람은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야 하며, 그것이 얼마나 나 자신을 지켜주는 힘이 되고, 보람차며 알차게 사는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 60대를 대비해 50대인 지금 무엇이든 배우리라 다짐해 본다. 새해부터 100년 만에 한 번 오는 큰 눈이 왔으니, 나에게도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한 행운이 오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하며, 작년에 후회했던 일들이 올해는 줄어들 수 있도록 열심히 달려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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