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지촌 여성 지원 단체와 피해 여성들을 직접 만나 이들에 대한 경기도 차원의 실태 조사와 지원을 약속했다.
이 지사는 7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경기도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 제정 관련 지원단체 간담회를 열고 “집단적 여성인권 침해사례로는 일본군 성노예피해자 다음으로 심각한 큰 문제로 지금까지 기지촌 피해자분들에게 너무 관심도 적고 실제적인 조사나 지원에 대해 매우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이어 “이제라도 국가 기관에 의한 방조, 또는 조장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고 피해규모라든지 피해의 실상이나 객관적 실태들에 대해 명확한 조사들이 필요하다”면서 “다시는 이 같은 인권침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 차원에서 가능한 일들이 무엇인지 함께 논의하고 필요한 조치를 고민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는 최순영 경기여성연대 상임대표, 우순덕 기지촌여성인권연대 상임대표 등 기지촌 여성 지원 단체 관계자와 피해 당사자 등 9명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경기도의회가 지난달 29일 전국 최초로 기지촌 여성지원을 위한 조례를 제정한 데 따른 것으로, 국가 차원의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지자체가 먼저 적극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참석자들은 경기도에서 관련 조례가 만들어진 데 대해 감사를 표하며 기지촌 여성들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실질적인 지원을 주문했다.
최순영 경기여성연대 상임대표는 “19·20대 국회에서도 법을 제정하려 했지만 어려움에 부딪혀서 못했었는데, 경기도가 특히 이 지사님이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조례가 제정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면서 “이것이 바로 지방자치의 좋은 사례라고 본다. 경기도민의 절반이 여성이고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여러 사각지대에서 차별받고 있는데 이 부분에 더욱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이재명 지사에게 “사랑과 존경의 의미를 담은 것”이라며 붉은 장미 한 송이를 전달했다.
우순덕 기지촌여성 인권연대 상임대표는 “2002년부터 평택에서 할머님들과 함께 한지 만 18년이 됐다. 그동안 많이 좌절하고 가슴이 아팠는데 지사님이 의지가 있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면서 “조례가 제정됐더라도 실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경기도가 할머니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기지촌 여성에 대한 재정지원을 위해 상위법령이 필요하다며 이에 대한 공론화, 법령제정을 위해 공동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경기도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는 경기도지사가 기지촌 여성의 생활안정 지원을 위해 예산 범위 내에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임대보증금이나 임대주택의 우선 공급 등 주거 지원, 생활안정지원금 지급, 의료급여, 간병인 지원, 장례비 지원 등을 하도록 명시했다. 또 이를 위해 경기도 기지촌여성지원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원대상자 선정 및 지원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센터를 둘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관련, 이 지사는 지난달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경기도의회의 기지촌 여성지원 조례안을 환영한다”며 “도 집행부도 진상규명과 피해자 지원 및 재발방지에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주간시흥=주간시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