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 정 욱 시흥시정책기획단 사무국장 © 주간시흥 | | 백과사전에서 보쌈은“사람을 강제로 보에 싸서 약탈한 결혼 습속”이라고 정의한다. 보쌈은 약탈혼의 일종으로 정식결혼을 못한 가난한 하층민이나 재가가 허용되지 않는 과부들, 양반집 자녀들의 액땜을 위해 이용되었다. 보쌈은 남자약탈과 과부약탈로 나뉘는데 양반가 처녀의 팔자가 세어서 두세 번 시집가는 사주가 나오면 이를 막기 위해 미리 외간 남자와 통정하게 하기도 했다.
또한 과부가 되었거나 소박을 맞은 여성의 재혼이 허용되지 않으므로 평소 알고 지내던 남자와 과부 부모가 사전 합의하여 시행하였으며 노총각보쌈 역시 마찬가지였다. 약탈혼은 사회 풍습상 재혼이 금지된 과부나 소박맞은 여성으로 엄격하게 제한하였고, 또한 액땜을 위한 남성 보쌈이 있었지만, 이들 모두가 인신매매차원은 아니었다.
요즘 진행되고 있는 안산시의 시흥 통합 주장을 보면서 보쌈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 한가정의 결혼도 인륜지대사라 하여 중매쟁이가 부산하게 오가거나 남녀가 죽느니 사느니 하면서 연애한 후에야 비로소 결혼하는 것이 보통이고, 그 많은 중매와 연애가 결혼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헤어지는 것이 훨씬 더 많다. 그 만큼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안산시장은 그 흔한 중매쟁이 한번 안 보내고 연애하자 말 한마디 하지도 않다가 갑자기 언론을 통해 시흥을 보쌈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사보다 젯밥이라고 안산시장은 두 집안의 결혼은 애초부터 관심이 없고 본인의 정치적 계산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보쌈과 결혼을 구분하지 못하며 연애와 중매의 기본도 모른단 말인가? 자질이 상당히 의심스럽다.
혹시 내년 선거에 자신이 없으니까 슬그머니 통합얘기를 꺼내 소지역주의를 부채질하여 당선되려는 얄팍한 생각이라면 지금이라도 안산을 대표하는 어른으로써 집안망신 시키지 말고 당장 그만 두어야 할 것이다.
안산시장이 무언가 착각한 게 아닌가 싶어 한마디 한다. 시흥은 안산시장이 마음대로 보쌈을 할 만한 처지의 도시가 아니다. 시흥은 이전부터 지역의 어른으로 군포, 의왕, 안양, 광명 등을 분가시킨 뼈대 있는 종가집안이며, 지금도 좋은 자연환경과 풍부한 개발 잠재력을 가진 기회의 땅으로 모두가 소중히 가꾸고 있다.
시흥은 이제 시 승격 20주년을 맞아 스무 살의 종갓집 장손답게 예의와 절차를 소중히 여기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 시흥시의 김윤식 시장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시흥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절차와 예의를 갖춰 시흥과 접하고 있는 어떤 시와도 ‘지방행정체제개편 추진협의체’를 구성하여 통합의 당위성과 통합 후 발전계획에 대하여 충분한 토론과 협의를 할 것임을 이미 여러 차례 밝힌바 있다.
그 옛날 보쌈도 절차를 갖춰 사전 합의했다는 걸 안산시장은 부디 잊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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