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공(犬公)들에게 고함

주간시흥 | 기사입력 2009/07/13 [00:50]
주간시흥 기사입력  2009/07/13 [00:50]
견공(犬公)들에게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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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너희들 일생일대의 최대 위기의 순간이 다음주부터 시작이다.

정확히 14일부터 다음달 13일 까지를 특별히 ‘삼복기간’이라고 하자.

지금부터 이 누나가 하는 말을 잘 들으렴. 이 기간 동안은 정말이지 절대 거리에서 방황하지 말고, 집에 꼭 붙어 있거라. 낯선 사람이 과잉친절을 베풀면 순진하게 좋아라 하지 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경계심을 가지고 노려 보거라. 혹시 대낮에 “개 삽니다!” 하는 소리가 골목에 들리거들랑 경계경보라 생각하고 집에 꼭꼭 숨어서 주인이 불러도 나가지 마라.

그리고 이 기간 동안은 낮잠은 절대 금물이다. 한 달만 꼭 참으면 되니까 정말 못 견디게 잠이 쏟아지면 두 눈 부릅뜨고 자는 걸 연습 하거라. 그리고 늘 주위를 항상 살피고, 예쁜개가 나타나더라도 절대 유혹에 넘어가면 안 돼.

그거다 미인계를 쓰는 거거든. 그러니 제발 미친 듯이 집에서 튀어나올 생각일랑 하지 않도록 해. 너희들이 본능에 충실한 것을 모르는 바 아니나 혹여 짐승이든 사람이든 예쁜 것에 현혹되면 인생 망치는 거 순간이다.

기온이 30도를 넘는다 싶으면 적색경보다. 위험수위가 높은 날이니 이럴 때는 만반의 준비를 하자. 특히나 변 씨 성을 가진 개들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 어디선가 너희를 쥐도 새도  모르게 잡아가려고 눈독을 들이는 대기조가 있을 터이니 아예 이런 날은 숨소리도 내지마라.

만약 이런 누나의 주의 사항을 까먹었다가 잡혔을 경우라도 인생을 쉽게 포기하진 말아라.

입에 거품을 물고 미친 척을 하면 풀려날 묘수가 남았으니 평소 흘리던 침을 교묘히 이용하도록 충분히 연습해 두거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희들 중엔 개답지 않게 지가 영웅인양 착각하는 웃긴 짬봉 같은 녀석들이 있는 걸로 안다. 그런 녀석들은 잘 들어라.

영웅심에 불타서 잡혀가는 동료를 구하려 뛰어들지 마라. 친구 구하려다 너도 불타게 된다. 안면몰수는 이럴 때 쓰는 것이다. 친구가 붙들려 가면 넌 “오늘 재수 좋았다”라고 생각해라.

암튼, 얘들아~ 니들이 고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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