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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경쟁력이다(2) - 대구 동성로편

주간시흥 | 기사입력 2009/05/25 [18:19]
주간시흥 기사입력  2009/05/2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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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경쟁력이다(2) - 대구 동성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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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와 문명의 공존 동성로

동성로는 대구에서 가장 번화한 도심으로 인식되어진 곳이다. 이곳에는 대형 백화점이 3곳이나 있고 영화관과 쇼핑몰이 밀집되어 있다는 점 말고도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만나는 지점이라는 지리적인 면도 한 몫 하고 있는 그야말로 대구에서 가장 활기찬 지역이라 하겠다.

매년 이곳에서는 ‘동성로 축제’가 열린다. 거리 곳곳은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 먹을거리가 펼쳐지는 젊음의 거리로, 패션과 쇼핑, 여가 활용이 한꺼번에 해결되는 멀티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듯 많은 유동인구가 몰려오는 공간적 우수성 때문에 가게들은 저마다 개성 있는 모습을 갖추게 되었고 거리는 보다 세련되게 바뀌어가는 결과를 낳았다.

동성로는 대구읍성의 동쪽 성벽이 헐린 자리에 조성된 길을 의미한다. 옛 성곽도로의 안쪽이 도심으로 자리 잡고, 그 주변으로 다양한 경관을 부수적으로 구성하고 있는 동성로의 가로는 왜구의 침략에 대비해 축성되었던 대구읍성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과거 읍성에 사용되었던 성돌을 찾아 읍성의 이미지를 장대석으로 재현했다.

이로써 상업적인 면과 문화적인 면이 자연스럽게 공존하여 옛것과 함께 현대적 공간이 조화를 이루는 장점이 되었다. 하지만 앞으로 동성로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성곽적지 도로의 활용을 보행위주로 조성하여 주변의 문화적 가치가있는 공간과의 자연스런 연계를 통해 문화가로의 조성을 이루는 것이 과제로 남아있다.

한편, 특이한 것은 동성로의 숨 막히듯 빼곡한 건물들 사이에 허파처럼 2·28 기념공원이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 공원은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 원래는 중앙초등학교가 있던 자리였던 것으로 시민단체들이 부지를 팔려는 당국을 설득하여 마침내 서민들을 위한 도심근린공원으로 만들어진 보물 같은 공원이다. 한동안 공원의 명칭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결국 ’2·28기념 중앙공원‘으로 일단락되어졌다.  
 
소위 ‘노른자 땅’으로 그 가치가 엄청난 부지를 시민을 위한 도심근린공원으로 만든 대구시민들의 자부심이 그 가치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의 효과를 가져 온 셈이다. 동성로를 걷다가 만나는 곳, 700여 미터에 달하는 대구약령시 테마거리가 역사적 상징성을 가지고 뻗어있다. 골목어귀부터 흘러나오는 한약재 다리는 냄새가 지난날의 약령시장의 명성을 떠올리게끔 아련히 피어오른다.
 
오른쪽으로 약령공원을 품고, 조금 더 가니 왼편골목 아래에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라는 시(詩)로 잘 알려진 민족시인 이상화의 고택이 정갈하게 놓여있다. 그 옆엔 국채보상운동을 전개했던 서상돈의 고택도 재현해 놓았다. 역사적인 교육현장으로 손색이 없는 이 골목들은 대구시에서 예산을 들여 교육장으로 활용하려 고증을 통해 옛 모습을 보전하고 있다.
 
또한 문화재로 지정된바있는 계산성당과 제일교회는 건축학적·종교문화사적으로 가치를 지니고 100년이 넘도록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성로및 그 일대와  대비되는 대구의 또 다른 모습으로 신선한 충격을 준 곳이 바로 방천시장이다. 방천시장은 전형적인 재래시장으로 대형마트의 입점과 도심공동화 현상에 밀려 퇴색되어진 오늘의 모습을 하고서도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듯 대안을 마련했다. 이름하여 ‘방천시장예술프로젝트’가 그것인데 방천시장 군데군데 빈 점포를 임대하여 작가들이 작업실로 사용하면서 전시도 하는 오픈 공간으로의 탈바꿈을 시도한 것을 말한다.

주말이면 어린이들이 부모님들과 와서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상상됐다. 점점 쇠퇴되고, 소외되어가는 재래시장의 여건 속에서 새로운 공간해석과 더불어 시민과 예술가들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시장 상권을 활성화하는 한편, 삶의 현장을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넘어서고자 한 의도가 눈물겹도록 참신해 보였다.

방천시장은 지금의 물리적 환경을 최대한 살려가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한 추억이 새롭게 바뀐 모습들과 조우 할 것인가 고민하는 작업이 우선되어져야 겠다. 접근성과 편의성만을 추구하는 대형마트에 길들여져 흙길위에 어수룩하게 놓여 진 난전의 정겨움은 이젠 희미한 추억 속에만 자리한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공공디자인의 궁극적인 목적이 결국 그곳으로 사람들을 많이 모여들게 하겠다는 것이라면 그들 마음속에 자리한 향수도 들여다 볼 줄 아는 감성적인 접근도 배재해선 안 되겠다.


/ 박경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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