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_오페라]『오·페·라·두·접·시』 냠냠쩝쩝 소화하기

비전시흥 포커스3호 수록-춘희, 남몰래흐르는 눈물

추연순 취재국장 | 기사입력 2018/08/07 [16:07]
추연순 취재국장 기사입력  2018/08/07 [16:07]
[문화가산책_오페라]『오·페·라·두·접·시』 냠냠쩝쩝 소화하기
비전시흥 포커스3호 수록-춘희, 남몰래흐르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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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해설 I 주간시흥 추연순 취재국장

 

우리는 꼭 생리적인 굶주림에서 오는 허기가 아니더라도 영혼이 알아채는 정서적 허기를 느낄때가 더러 있다.

마음의 양식이 부족해서 오는 정서적 허기를 무엇으로 채울까? 한 권의 수필도 좋고 영화여도 좋다. 감동과 여운이 오래 맴도는 오페라 한 편을 본다면 그 시간 그 하루, 어쩌면 일주일쯤 충만한 행복으로 포만감을 느낄 것이다.

비전시흥포커스는 이번 호 독자들을 위한 정서적 간식으로 <La Traviata춘희>를 통해 정서적 허기를 달래주고 <L’Elisir d’Amore사랑의 묘약>으로 포만감을 주고자 오·····시를 준비했다.

오페라는 언어예술·시각예술·음악예술이 이상적으로 혼합된 종합예술이라고 이해되고 있지만 사실상 일반적으로 우리 동양인들이 오페라를 제대로 감상하고 즐기기에는 마치 체급이 다른 레슬링 선수끼리 시합을 하는 것만큼이나 다소 무리가 있다. 그도 그럴것이 연극에 음악을 붙인 가극의 형태로서의 오페라를 접할 때 우리가 대사를 알아들을 수 있겠는가? 사전지식 없이 극의 흐름을 알 수 있겠는가?

극히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일반 관람객들이 오페라를 감상하는 수준이라는 것이 우리 귀에 익숙한 오페라 속 아리아 즉, 춘희에 나오는 축배의 노래나 사랑의 묘약에 나오는 서정적인 아리아 남몰래 흐르는 눈물처럼 친숙한 한두곡을 훌륭한 성악가가 눈앞에서 직접 부르는 것을 듣고 보는 것에 열광하는 것이 고작이다.

축배의 노래남몰래 흐르는 눈물처럼 너무 유명한 나머지 어디서 한두 번쯤 들어 보았음직한 아리아들은 듣는 이들이 비록 가사나 제목을 몰라도 멋진 성악가의 열창만으로 충분한 감동을 느끼기 때문이다.

오페라(Opera)는 종교적 찬미가의 느낌으로 다가오는 오라토리오(Oratorio)나 성악곡으로서 연속적 서술을 가진 가사의 칸타타(Cantata)와 구분해 좀 더 확장되고 종합적인 개념으로서 연극에 음악적 요소를 가미한 가극(歌劇)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페라 속에는 평범한 연극대사 정도로 이해하면 무난할 레치타티보(Recitativo)와 고조된 감정과 정서의 표출을 위해 노래로 부르는 아리아(Aria) 부분으로 나뉜다.

좀더 깊이 있게 감상하고자 한다면 성악파트별 구분까지 듣는 귀가 필요하니 연극무대와 의상, 스토리, 성악 요소를 생각하면 종합예술인 것은 분명하다.

오늘 문화가 산책 코너를 통해서는 오페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서 춘희와 사랑의 묘약 오·····시를 냠냠쩝쩝 제대로 소화해 본다는 것은 짧은 지면의 한계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두 편의 오페라에 대한 간략한 줄거리와 상식적 수준의 관련 일화들을 제공하고자 한다.

 

▲     © 주간시흥

 

정서적 간식 한··시 소화하기<La Traviata춘희>

춘희는 사랑의 묘약처럼 진정한 사랑이 이루어지는 희극적 요소로서 오페라 부파(Opera buffa)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여주인공 춘희가 죽는 비극으로서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 비록 오페라 세리아가 애초에 그리스신화나 영웅담을 다룬 것이더라도 비극이라는 의미에서 춘희는 오페라 세리아에 속한다.

춘희의 원작자는 몽테크리스토백작과 삼총사로 유명한 알렉산드로 뒤마의 아들인 알렉산드로 뒤마피스가 1848년에 발표했으며, 실제 파리의 고급창녀이자 미모로 이름을 떨쳤던 마리 뒤프레쉬라는 실존 인물과의 사랑을 다룬 자전적 소설로 알려져 있다. 소설의 원 제목은 동백아가씨이것은 소설 속 주인공 마르그리트 고티에가 한달에 월경을 하는 5일간은 붉은 동백꽃을, 나머지 25일은 흰 동백꽃을 들고 극장이나 사교계에 나타나 호색한들 위에 귀부인처럼 행동하는 화류계 여성이기에 꽃집 아주머니가 붙여준 별명이다.

알렉산드로 뒤마피스가 소설을 쓰고 선풍적 인기로 호평받자 5막의 희곡으로 각색해 상연한 것이 그를 소설가가 아닌 극작가로 이름을 남기게 된 이유가 되었다.

▲     © 주간시흥

 

1853년에 이것에 피아베 작시(作詩), 베르디 작곡(作曲)을 해 가극 엇나간 여자라는 뜻의 라트라비아타로 개작,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켰다.

청순한 미모의 화류계 여성 비올렛타를 사랑한 귀족 알프레도와의 사랑은 서로에게 진정한 사랑임을 확인하지만 알프레도 아버지인 제르몽의 반대에 결국 신분의 벽을 넘지 못하고 헤어져 비올렛타가 폐병을 얻어 죽는다는 비극적 결말을 지닌다.

▲     © 주간시흥

 

춘희(椿姬)’185336일 베니스 페니체 극장에서 연주시간 제1막 약 30, 260, 330, 2시간짜리 라트라비아타로 초연되었고, 1948116일 명동 시공관에서 초연된 한국 최초의 오페라다.

 

 

▲     © 주간시흥

 

 

정서적 간식 두··시 소화하기<L’Elisir d’Amore사랑의 묘약>

19세기 초 이탈리아의 오페라부파에서 오페라세리아로의 전환점에 위치하는 작곡가이자 화려한 선율의 '벨 칸토(Bel Canto) 오페라'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가에타노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은 아리아 남몰래 흐르는 눈물로 더 유명하다. 희극적인 상황과 반전으로 우스꽝스럽기는 하지만 전원적인 분위기에서 매우 달콤한 낭만을 주는 서정적 오페라다.

 

▲     © 주간시흥



농장주의 딸 아디나를 사랑하는 순진한 시골청년 네모리노에게 사랑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마법의 묘약이라며 싸구려 포도주를 비싼값에 팔아먹는 사기꾼 둘코마라나, 그 포도주를 비싼 값에 사 마시고 자신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거라고 믿는 바보스러운 네모리노의 사랑이야기는 시종일관 경쾌하고 유쾌하다.

▲     © 주간시흥

 

특히 11장 네모리노가 아디나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의 대사를 보면 자신처럼 변덕스런 여자를 사랑하지 말라며 부르는 아디나의 산들바람에게 물어보세요와 그에 맞받아 노래를 부르는 네모리노의 아리아 시냇물에게 물어보세요는 이리저리 피하는 아디나와 필사적으로 구애하는 네모리나의 2중창은 절묘하기 이를데 없는 감상의 즐거움을 준다. 그 때문에 그토록 유명한 남몰래 흐르는 눈물아리아 보다도 더욱 좋아하게 되는 이중창이다.

(아디나) 산들바람에게 물어보세요.

왜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장미에서 백합으로,

초원 위로 시내 위로 자꾸 옮겨 다니는지.

그러면 바람은 말할 거에요.

언제나 변덕스러운 게 본성이라고.

(네모리노)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하오?

(아디나) 내 생각은 잊고 날 떠나세요.

(네모리노) 사랑하는 아디나! 난 못하오

(아디나) 못한다고? 왜요?

(네모리노) 왜냐면...왜냐면...

시냇물에게 물어보세요

어떻게 고향산천을 등지고

손짓하는 강으로 흘러 항상 바다로 가는지.

그러면 시냇물은 대답할 거에요

자기도 모를 힘에 끌려 간다고

 

(아디나) 그래서 뭘 원하죠?

(네모리노) 강물과 같이 죽은것, 당신을 따라 죽는 것

(아디나) 다른 사랑을 구하세요

(네모리노) , 그건 불가능하오

(아디나) 변치 않는 사랑이란 미친 짓이에요

치료하기 위해 나처럼 해보세요

매일 매일 애인을 바꾸고

달팽이가 다른 집을 찾듯이

사랑은 또 다른 사랑을 버려요

이것이 내가 사는 방법이랍니다.

그래서 내마음은 늘 자유로워요

 

▲     ©주간시흥

 

두사람의 인생관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사랑의 묘약은 1832512일 밀라노 카노비아나 극장에서 초연되었고, 한국에서는 196811월 프리마오페라단의 김동진 지휘아래 국립극장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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