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해설사 박미영]우리나라에 자생하는 특산종 회양목

주간시흥 | 기사입력 2018/03/30 [18:50]
주간시흥 기사입력  2018/03/30 [18:50]
[숲해설사 박미영]우리나라에 자생하는 특산종 회양목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 주간시흥

 

유난히도 추웠던 2017년 한해가 지나가고 꽃피는 춘삼월이 돌아왔다. 해가 길어지면서 나무마다 겨울눈에 물이 올라가는 소리가 숲마다 고요한 정적을 깨트린다. 나무마다 풀마다 이제 앞 다투어 꽃망울을 터뜨려 온 세상을 환하게 밝힐 것이다.

가장 먼저 벌이 찾아가 꽃 잔치를 벌이는 나무가 있다. 꽃 색이 노랑에 녹색이 섞여 있고 모양도 두드러지지 않아 이게 꽃이냐고 묻기도 한다.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으면 미처 꽃으로 인식하지도 못하는 회양목은 벌이나 나비, 꽃등에, 파리 등 곤충의 눈에는 그저 한상 잘 차려진 잔치집이다. 먹을 것이 귀한 이 춘궁기에 곤충에겐 더 할 수 없이 고맙고 귀한 존재이다. 남 보다 빨리 서둘러 꽃을 피워내는 회양목의 전략은 딱 맞아 떨어진 것이다.

▲     © 주간시흥

 

우리 선조들은 이 단단한 회양목으로 얼레빗을 많이 만들어 썼다. 그러나 이 회양목 얼레빗은 호패가 생기면서 위기를 맞았는데 호패란 조선시대 16세 이상의 남자들이 모두 차고 다녀야 하는 일종의 주민등록증이라고 볼 수 있다. 생원이나 진사는 회양목으로 만든 호패를 차고 다녔는데 회양목이 자라는 속도가 워낙 느리고 얼레빗을 만드는 데 쓰이다 보니 호패를 만들 재료가 부족해져 다른 용도에 쓰는 것을 막고 심지어는 회양목을 공물로 관아에 바치는 회양목계까지 생기게 되었다고 한다. 나무에서도 세월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자라는 속도가 느리다 보니 조직이 치밀하고 균일해 도장을 만드는 나무로 많이 쓰여 도장나무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숲해설사 박미영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간시흥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기사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