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의회 시의원들이 의정비 인상을 놓고 시민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지난 22일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시의원 의정비를 37.4% 인상하는데 잠정 합의했다. 이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시민들의 의견은 “특별히 하는 일도 없이 돈만 더 달라고 요구한다”와 “시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 인상은 불가피 하다”로 양분된다.
모두 맞는 말일 수도, 모두 맞지 않는 말일 수도 있고, 어쩌면 한 쪽 말만 맞는 말일 수 있다. 전자의 주장의 근거는 “의원들이 자신의 본연의 업무인 ‘의원발의’등은 제쳐 두고 행사장만 쫓아 다니며 차후에 있을 선거에 대비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고, 후자는 “시의원도 이제는 직업인이므로 생활을 할 만큼의 비용을 지불해야 ‘비리’ 등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행사장에서 혹은 의회가 열릴 때마다 시의원들과 많이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기자의 입장에서 보면 시의원들의 업무가 시민들이 생각하는 만큼 그리 녹녹하지 않고, 행사장 초청, 개인 경조사 방문 등 지역주민들의 요구가 너무도 많다고 느낀다.
특히 공인인 이들은 일반시민들처럼 자유로운 생활을 누릴 시간조차 없이 생산적이지도 않은 행사장을 찾아다니느라 힘이 빠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한 책임이 모두 시의원들에게 있다고 볼 수만은 없다. 어쩌면 무리한 요구를 하는 주민들의 책임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며칠전 만난 한 의원은 하루 동안 자신의 일정이 빽빽이 적힌 수첩을 보여 주며, “참석하지 않으면 ‘건방지다’고 비난하고, 얼굴을 내밀면 ‘일은 안하고 행사장만 다닌다’고 비난받기 일쑤라며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거의 매일 열리는 시나 동 행사에 참석하기위한 제반비용이 적지 않고, 시간상 겸직 등은 생각할 수도 없는 현실에서 현재의 의정비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의 최전선에 있는 시의원들을 ‘정치인’이기보다는 ‘봉사자’로 바라보는 시민들은 이들이 주장하는 의정비 인상요구에 대해 배반감과 실망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시의원들은 간과해서는 안된다.
또한 현재 5대 시의원들이 있기 전 까지만 해도 1-4대 시의원들은 시의원을 명예직으로 여기며, 의정활동을 펼쳐 왔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될 부분이다.
오는 31일 의정심의위원에서 의정비가 어떻게 결정되던지 이번 일로 부담을 느낄 수 밖 에 없게 된 시의원들은 과연 의정비를 인상할 만큼의 임무를 다하고 있는가를 시민들은 시의원들의 의정비 인상요구가 타당한지 또한 이들이 의정활동을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어떻게 제도화 할 것인지를 신중히 고려해 서로가 불신하지 않는 적정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2007.11.0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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