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왕조국가에서는 수많은 반란이 일어났다. 반란이 일어나는 경우를 들어보면 정통성, 권위,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할 때이다. 물론 반란이 성공하면 권력을 잡을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새로운 왕조를 창조하기도 하지만 실패하기라도 한다면 일족이 몰살을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통성을 보면 왕의 적자가 물려받은 경우에는 정통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정통성을 갖춘 인물이 왕위에 오르면 신하들이 왕에게 충성을 맹세함으로써 권위를 갖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정통성과 권위를 갖추었다고해서 능력이 모두 뛰어난 인물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왕은 권좌에서 쫓겨나게 되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왕위에서 쫓겨난 경우는 연산군과 광해군이 있었다. 쫓겨났다는 점은 같지만 쫓겨나게 된 경위는 서로 다르다. 연산군의 경우 성종의 적자로 태어나 권좌를 이어받았기 때문에 정통성도 있었고 권위도 충분히 있어서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는 왕이었지만 왕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 모든 이들을 충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에 권좌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광해군은 태생부터 정부인의 소생이 아닌 후궁의 소생이었고 후궁의 소생중에서도 장자가 아닌 차남이었기 때문에 정통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정통성에 문제가 생긴 왕에게 충성을 하려는 신하와 반대를 하는 신하들이 서로 반목을 하자 광해군은 이를 해소하려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결국 무리수를 두면서 권좌에서 물러나게 되었던 것이다. 왕조국가에서 왕은 종신직이기 때문에 국왕 개인에게 정통성이나 권위, 역량에 문제가 생기면 왕을 축출하고 다른 왕으로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경우에는 왕만 교체되고 나라가 바뀌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지만 국왕의 정통성, 권위, 역량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국가의 통치력이 온 나라에 미치지 않을 때에 일어나는 반란은 왕조가 바뀌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확연히 들어난 왕조교체를 보더라도 신라에서 고려로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일어난 반란은 모두 왕조가 바뀌는 반란이었지만 그동안 일어난 수많은 반란을 보면 대개는 왕조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왕권교체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통일신라시대에 일어난 김헌창의 난은 왕권 교체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왕조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그것도 백제의 옛 수도인 웅천주(지금의 공주)에서 난을 일으켰다는 점이 신라시대에 일어난 반란 중에 특이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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