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마와 노새

<허만의 사람 사는 이야기>

주간시흥 | 기사입력 2017/03/23 [11:52]
주간시흥 기사입력  2017/03/23 [11:52]
천리마와 노새
<허만의 사람 사는 이야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 주간시흥


흙수저와 금수저 사이에 은수저나 놋수저, 스테인레스스틸 수저는 없는 것일까? 마치 흰색 아니면 검정색인 것처럼 국민 전체를 이분법으로 갈라놓는 세간의 행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들의 이야기꺼리를 꼽는다면 군대시절 추억담과 더불어 삼국지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나도 중학생일 때 삼국지를 처음 읽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얼마나 두터운 분량이기에 60년 가까이 같은 책을 읽고 있을까 의아하게 여기는 분들도 계시라라. 이유인 즉 60년간 틈만 나면 또 읽고, 기회가 되면 다른 번역자 삼국지를 읽다보니 도대체 몇 번이나 읽었는지 나 자신도 모른다. 짐작으로 가름한다면 한 스무 번이나 될까?

삼국지 속에는 수많은 인물이 주연이나 조연, 단역으로 등장했다 사라진다. 그런데 유독 짐승 한 마리가 조연급으로 등장하는데, 태어나 이름 없이 살다가 죽는 사람이 일일이 설 수 조차 불가능하던 시절에 이름 석 자를 버젓이 얻어 피와 살이 튀는 전장을 누볐으니, 이름하야 하루에 천리를 달린다는 적토마이다.

요즈음 경마장에서는 우승 했건, 매 경주마다 꼴찌를 밥 먹듯 했건 모든 경주마에게 멋진 이름이 부여된다. 적토마란 정도의 마명(馬名)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로 화려한 이름들이 즐비하다. ‘비마청용, ‘번개등등. 상상을 초월하는 외국어 이름도 허다하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 말이 있고 보면 이름도 못 남긴 사람은 말보다도 못한 존재가 된다는 걸까?

금수저’, 흙수저하는 말들이 얼마 전부터 세간에 유행처럼 퍼져나갔다. 반면 개천에서 용 난다같은 속담은 금수저’, 흙수저말에 눌려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세태가 고스란히 발가벗겨지는 것 같아서 씁쓸함을 감출 길이 없다.

천리마와 노새의 본질은 무엇일까 들여다보자. 우선 능력이나 역할을 따져봄이 타당할 것 이다. 천리마는 폭발적인 순발력이 주특기인 반면, 느리지만 꾸준히 움직이는 지구력은 노새의 장기라 할 것이다. 용맹을 떨치는 관운장에게는 날랜 천리마가 제격이고, 무거운 군량을 잔뜩 지고 뚜벅뚜벅 걷는 짐말로는 노새를 따를 수 없으리라. 결국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서로 다른 능력을 갖고 있을 뿐이다.

개개인은 모두 온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이다. 어느 누구도 적어도 70억분의 1이 되는 인격체이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함 그 자체이다.

이제는 내 안에 잠재된 능력이 어떤 것인지 찾아야 할 때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간시흥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기사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