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은 자식 교육을 할 때 정직을 제일의 원칙으로 가르친다. 그리고 때로는 잘못을 해도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뻔한 거짓말을 계속하고 반성이 없을 때는 관용과 용서는 있을 수 없음을 일깨워 준다. 거짓말은 인간관계의 근본인 신의를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사건 연루자들은 거짓말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자신의 장모와 자주 골프를 쳤던 사람을 모른다 하고, 태블릿 PC를 사용할 줄 모른다는 등 뻔한 거짓말과 치졸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국조특위, 검찰 등에 아예 출두하지 않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대통령까지 거짓말을 다반사로 하고 있으며, 들통이 나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측근 비리는 없다고 했다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드러나자 검찰과 특검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또한, 세월호 7시간에 대해서도 소상히 밝히겠다고 했다. 그러나 약속과는 달리 특검의 수사팀이 청와대 안에 들어가는 것을 입구에서 막았고, 검찰과 특검의 출석 요청에 아직 한 번도 응한 적이 없다. 세월호 7시간 동안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해명자료는 시간만 계속 끌다 겨우 제출했으나 부실하기 그지없어 헌재가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 의혹이 제기되자 처음에는 백악관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나중에 그것이 거짓말로 드러나자 스스로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도청사건 자체도 문제였지만 대통령 사임까지 가게 한 결정적인 잘못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다. 반면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 거짓말을 한 번도 아니고 다반사로 했으면서도 사임은커녕 오히려 당당하다.
어쩌면 이번 박근혜-최순식 게이트가 저지른 국정농단으로 인한 국가적 피해보다 이들이 지금 저지르고 있는 뻔뻔한 거짓말과 치졸한 변명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클 수도 있다. 거짓말을 다반사로 하는 대통령과 재벌 총수로 인해 국가 위상은 말할 수 없이 저하됐고, 우리 사회의 신뢰는 크게 파괴됐다. 또한, 앞으로 이러한 거짓말과 뻔뻔함이 사회 전체에 유행병처럼 스며들지나 않을까 두렵다.
한완상 전 부총리의 말이 생각난다. “지난 1월 1일 박 대통령의 청와대 간담회를 보고서 자기가 잘못한 걸 전혀 모르는 이런 분이 사람일 수 있는가? 대통령 이전에 사람일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느껴요. 동물은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사람만이 부끄러워해요.”
잘못했으면, 거짓이 들통나면 최소한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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