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장 김용일
“미인계”는 미색을 이용해 적을 유혹하여, 적으로 하여금 무사안일과 향락을 탐하게 하고, 그 의지를 약하게 만든 후, 기회를 봐서 공격해 승리를 취하는 계책이다.
전쟁에 있어서는 적의 마음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인계”를 사용하는 의도는 바로 적의 마음을 공략하는 것이며, 부드러운 것으로 강한 것을 이기고자 하는 도리이다.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마음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이다. 그러나 사람이 일단 여색에 탐닉하게 되면 유약해 지고 무기력해져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된다.
한(漢) 헌제(獻帝)가 9 세에 제위에 오르자 조정은 동탁이 전권을 휘둘렀다. 동탁은 위인이 음험하고 사람을 함부로 죽일 뿐 아니라 제위를 찬탈할 야심을 품고 있었다. 문무백관들은 동탁에 대해 모두들 미워하면서도 또한 그를 두려워했다.
왕윤은 조정에 저런 간적이 나타났으니, 그를 제거하지 않으면 종묘사직이 위태롭다고 생각해 근심이 태산 같았다. 그러나 동탁의 세력이 강대해 그를 정면으로 공격해 봤자 그를 이겨 낼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동탁의 신변에는 여포라고 하는 무용이 뛰어 난 양자가 그를 충심으로 보호하고 있었다. 왕윤은, 이 “부자(父子)” 두 사람이 한 패가 되어 못 된 짓을 하며 안하무인이었지만, 모두 공통의 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둘 다 여자를 밝힌다는 점을 꿰뚫어 보았다. 그러니 간적을 제거하기 위해, 그들이 서로가 서로를 죽이도록 “미인계”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왕윤의 집에 초선이라고 하는 수양딸이 있었다. 그녀는 미모와 재주를 다 갖추었을 뿐 아니라 대의를 아는 여인이었다. 왕윤은 초선에게 “미인계”로 동탁을 죽이려는 계획을 털어 놓았다. 초선은 왕윤이 자기에게 베푼 은덕에 감사해 자기를 희생시켜, 백성을 위해 간적을 제거하기로 결심하였다.
어느 연회가 있던 날, 왕윤은 자기의 “딸” 초선을 여포의 옆에 앉도록 준비하였다. 여포는 이 절세미인을 보고는 기뻐 어찌할 줄 몰라 왕윤에게 매우 고맙게 여기게 되어 두 사람은 길일을 택해 결혼하기로 서로 결정했다.
다음 날, 왕윤은 동탁을 집으로 초청해 연회를 베풀었는데, 초선에게 춤을 추도록 하였다. 동탁은 그녀를 보자 바로 군침이 돌았다. 왕윤은; “태사께서 마음에 드신다면 그녀를 태사에게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동탁에게 말했다. 간적은 짐짓 사양하는 척 하다가 초선을 데리고 즐겁게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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