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흥=김세은 기자]
나에게 도서관은 ‘복덕방’이다!
세상은 온통 디지털로 변하고 있다.
많은 것을 디지털의 대명사인 핸드폰에 의지하고 살아가면서도
고집스럽게 아날로그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있다. 바로다이어리라고불리는 수첩을 사용하는 것이다.
핸드폰에 일정을 저장하고 알람을 받는 방식이 편리하다는 사실을 알지만, 당분간은 손으로 기록하고 적는 수첩을 고집할 것 같다,
그런 내가 유일하게 알람을 설정하는 일정이 있다,
매월 첫 날 배포하는 오디오북 신청과 3개월 단위로 신청하는 전자책 신청이다.
시흥에 자리 잡고 아이를 키우며 살아 온 약 30년 동안
‘내가 내는 세금은 도서관에서 누린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시흥살이 동안 아이들과 함께 알차게 도서관을 이용한 나다!
아이들이 성장하여 어른이 되고, 원치 않는 노안으로 종이책과 거리두기가 시작됐다.
그랬던 내가 최근 다시 도서관과 ‘절친’이 되었다.
약 30년간 누린 특권인 도서관 이용하기에 대해 공유해 달라는 요청에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CALL’ 외쳤다.
‘복’을 누렸으니 ‘덕’으로 널리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도서관 200% 활용하기
① 예약
원하는 책이 대여 중일 경우 예약을 통해 기다리면 대여할 수 있다.
대기가 많은 인기도서의 경우에도 책이 많아 의외로 금방 차례가 온다.
같은 도서라도 여러 도서관 예약이 가능하니 곡 읽고 싶은 도서라면 여러 곳 예약은 필수
② 상호대차 서비스
시흥관내 도서관(작은도서관포함)은 상호대차 서비스로 하나로 묶여 있다,
방문한 도서관에 원하는 책이 없을 경우(또는 대여 중일 경우)
검색을 통해 내가 희망하는 도서관에서 대여가 가능하다.
* 관내 대학(경기과학기술대학&한국공학대학)도서도 대출이 가능하다,
->도서관 이용 중 이 서비스는 3번 정도 사용한 것 같다,
③ 바로대출 서비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서비스 - 최신도서를 가장 빠르게 볼 수 있는 비법이다.
도서관에 비치 전 또는 수량이 적은 도서를 가까운 서점을 통해 먼저 받을 수 있다.
같은 방식(14일 대출+7일 연장)대여 후 서점에 반납한다.
(일석3조 – 독자(신간을 빠르게 읽을 수 있다)+서점(매출발생)+도서관(시민희망도서비치)
④ 희망도서 신청
바로대출 서비스와 유사하나 도서관에서 신청하고 도서관에서 대여한다.
도서 구입 후 첫 대출자 혜택을 누린다.
(바로대출 서비스 이용 후 소극적으로 사용한 서비스지만바로대출 예산 소진 시 희망도서 서비스를 통해 신간 도서를 이용한다.)
⑤ 각종 문화행사와 교육 참가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곳이다! NONO – 알짜배기 교육현장이 바로 도서관이다.
내가 아이를 키우던 2000년대 초반 아이들의 학원(?)은 도서관이었다.
동화구연, 종이접기, 바둑, 그림, 뮤지컬 수업도 받았다.
– 물론 지금과는 다른 서비스
다양한 인문학 소양 교육과 음악공연 등 평생 학교다.
그렇게 고마운 도서관과의거리두기는
남들보다 빨리 찾아온 반갑지 않은 노안과 극심한 안구 건조로 시작되었다.
거리두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멀어졌고
이해할 수 없었던 남들이 말‘책만 펴면 잠이 온다’는 남들의 말이나에게도 현실이 되었다.
몇 페이지 읽기도 힘드니, 거리두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줄 알았다.
⑥ 구독형 오디오북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2023년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유레카! 외쳤다.
책과 멀어져 있던 나에게 부담스럽던 유료 서비스를
선착순 100명에 한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신청을 통해 들은 첫 경험은 ‘이럴 수가!’였다.
오디오로 들은 ‘옷소매 붉은 끝동’은 예전 듣던 라디오 드라마를 듣는 듯했다.
듣고 또 듣고 너무 좋았다.
만나는 사람마다 자랑하며 자칭 오디오북 전도사가 되었다.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하던 내가 매달 1일(휴일이 아닐 경우) 알람을 저장한다.
놓칠 수 없는 나의 필수템!
(알람이 울리는 신청일이면 신청일임을 공유하는 두 명도 있다.)
올해는 100명이 늘어 200명 신청이 가능해졌다.
⑦ 구독형 전자책
오디오북에 이어 올해부터 시작된 전자책 서비스다.
3개월 단위로 신청이 가능하다.(현재 서비스는 7/1~9/30)
오디오북으로 듣다 보면 놓치는 부분이 있고 활자를 통해 읽는 즐거움을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핸드폰 속 페이지를 넘기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읽다 눈이 아프면 AI 오디오 지원도 가능하다.
눈으로 읽으면서 귀로 듣는 독서를 겸해도 좋다.
선착순 200명 시흥시민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친구는 두 서비스를 점유하는 나에게 ‘욕심쟁이’라고 한다.
그러나 가능하다면 그 욕심은 계속 부리고 싶다.
오디오북과 전자책 각각에만있는 도서가 있고
같은 책이라도 다른 음성, 다른 활자로 보는 즐거움이 있다.
두 서비스와 친해진 지금은 가능한 종이책도 함께 읽는다.
기억력 감퇴가 심각한 요즘, 오디오로 듣고 활자로 보고, 때론 활자로 보고 오디오로 듣는다.
이 좋은 걸 어찌 포기할 수 있단 말인가!
여전히 두 눈이 의지에꺾이는 경우가 많지만, 두 눈에 힘 불끈 주고 종이책을 편다.
다시 친해진 종이책과 함께오늘도 나의 마음창고에는 재물이 늘어 간다.
매월 1일(1일이 주말일 경우 첫 월요일) 유일한 일정 알람이 울린다.
오디오북 신청 10분 전이니핸드폰을 열고 신청 대기하라고 전한다,
도서관 tip을 적고 나니 살포시 걱정이 고개를 든다.
지금도 치열한 신청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다.
도서관 관계자 여러분 부탁드립니다!
예산을늘려 더 많은 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꼭 부탁드립니다.
100명이 200명이 되었듯 내년에는400명 어떠세요?
⑧ 나의 아지트
마음은 아직 청춘인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하던 일을 줄이고 휴식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렇게 ‘2024년은 나의 안식년으로~’ 정했다.
하지만 늘어져 마냥 쉬는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이상 휴식이 아니란 걸 알았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 약속과 일정이 없는 날은 부지런히 집안일을 하고 가방을 맨다.
가까이 있는 능곡도서관 속 나의 아지트로 향한다.
그동안 미루었던 자격증 공부도 시작했다. 지치면 책 표지 구경도 하고 마음에 들면 읽어본다. 어릴 적 소풍에서 하던 보물찾기 같은 희열이 있다.
도서관은 더위 속 최고의 피서지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다.)
사물함 속 나의 분신을 넣고 ‘잘 있어 곧 다시 올게.’ 인사하고 어스름 내린 저녁
오늘을 잘 보낸 뿌듯함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한다.
아침에 눈 뜨며 잠 깨우기 위해, 잠들 땐 자장가로 듣는 오디오 독서는
새벽녘 자주 깨는 나를 살포시 다시 꿈나라로 보내주는 고마운 친구다.
출근길 남편이 습관처럼 묻는다.
“오늘은 뭐해?”
“절친과 약속 있어.”
일정이 없어서 가는 것이 아닌 일부러 약속 잡아 절친 만나러 도서관으로 향한다.
‘우리 모두 복을 주고받는 복덕방이 됩시다.’
우리가 복을 줘서 덕을 쌓고 나누는 서로의 복덕방이 될 수 있다면,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워지겠습니까.
나에게 도서관은 복덕방이다!
글 황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