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첫날, 어느 시니어, 불두화(佛頭花)를 바라보며

70년 무사고 생존 축하 '자축연'

박성규 | 기사입력 2023/05/08 [15:54]
박성규 기사입력  2023/05/08 [15:54]
오월 첫날, 어느 시니어, 불두화(佛頭花)를 바라보며
70년 무사고 생존 축하 '자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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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첫날, 어느 시니어, 불두화(佛頭花)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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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간시흥

오늘, 51,

시골집에서 5일째이다

아내와 함께 보내고 있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즐겁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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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29일과 30, 12,

고등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

반창회 정기 모임 겸 칠순 자축연 행사가 있었다.

펼침막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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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고 46, 3879

총회 및 칠순 자축연 행사,

70년 무사고 생존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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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명이 참석했다. 원근 각처에서 모였다.

근사한 음식점에다 만남의 멍석을 깔았다.

세 시간 가까이 화기가 넘치는 시간을 보낸 후,

친구 집으로 이동하여 밤을 새우면서 놀았다.

다음 날 아침, 콩나물국밥으로 식사를 한 후 헤어졌다.

나만 그런가?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나 즐겁고 행복하다.

친구란 무엇인가? 참으로 신비로운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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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새벽 시장을 다녀왔다.

특별히 살 것이 있어서 간 것은 아니었다.

으레 시골집에 올 때면 구경 삼아 시장을 한 바퀴 휘 돌아보곤 한다.

상인 중에는 인사를 주고받는 사람이 여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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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종류의 버섯을 파는 아주머니가 있다.

육십 가까이 보인다. 이분도 나를 기억할지 모른다.

가끔, 이분이 장사하는 모습을 바라볼 때가 있다.

인상과 표정도 좋거니와 장사 수완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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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쯤 되어 보이는 젊은 아주머니가 갓이 작은 새 양송이버섯을 사려고 했다. 갓이 작은 새 양송이버섯은 큰 것에 비해 상품성이 떨어지는가 보다.

새 양송이버섯은 갓이 작아야 맛이 좋고 영양가도 많다.”라고 설명하면서 비닐봉지에 담더니 한 줌을 더 담아주었다. 다시 재빨리 바구니에 버섯을 채우고 다음 손님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바구니를 가리키며 얼마냐고 물었다. 3천 원이라고 답했다. 그 아주머니는 나를 잠깐 보고 난 후, 버섯에 대해 설명했다.

조금 전과는 그 내용이 다르다.

갓이 큰 것은 보기만 좋지 질기고 이놈이 부드럽고 맛이 좋아, 어르신 같은 분이 드시기에 좋다.”고 했다.

버섯 비닐봉지가 손에 매달려 달랑달랑 거리면서 내 눈치를 보는 듯했다.

육십 가까운 아주머니 입에서 어르신이라니?’

갓이 작은 것이 부드러워 드시기에 좋다고?’

아니, 버섯도 씹어먹지 못할 상늙은이로 보였단 말인가?’

, 오늘, , 나이를 먹었네 그려!”

, 그렇게 늙어가는 거지 뭐,”

이런 말에 마음이 상하는 놈이 바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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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간시흥

시골집에 돌아오니, 아침 햇살이 화단에 가득하다.

화단의 나무들, 꽃 잔치가 한창이다.

노래방 기계를 갖다 달라고 졸라대는 아우성처럼도 들린다.

돌아가면서 노래를 시켜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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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첫날, 시골집 화단의 으뜸은 불두화(佛頭花)이다.

핸드폰에 담았습니다.

손으로 쓰다듬다가 뺨을 비벼 보았다.

이 아가씨가 간지럼을 타나 보다, 수줍은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불두화 아가씨에게 새벽 시장에서 심상했다고 말해 볼까 했다.

혹시, 위로의 말을 해주지나 않을까?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니 늙음을 슬퍼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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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아! 5월아!

수수(授受)한 것, 무엇이냐?

알고 있다. 그 중 하나,

불두화(佛頭花)가 그것이리.

마이크, 쥐어 주리,

하고픈 말, 무엇인가?

 

//

불두화(佛頭花)! 너의 꽃말,

제행무상(諸行無常) 아니더냐?

아침 햇살, 듬뿍 품은

오월 첫날, 너의 모습,

멈추자, 멈추리라.

사고(四苦) 번뇌 지우리라.

//

오월 첫날,

지인들로부터 카톡이 왔다.

행운과 행복을 건강을 기원하는 내용이다.

작심해 본다.

오월을 행복하기 좋다. 무조건 행복하리라.

하루하루를 톡톡톡 튀는 일로 채우리라.

/

앞으로 일주일 정도 시골집에서 머물 것이다.

텃밭 농사로 바쁠 것이다.

고추 100주를 심을 것이다.

각종 쌈 채소를 심을 것이다.

옥수수, 토마토, 호박, 수박도 심을 것이다.

크게 관심을 주지 않아도 강한 생명력을 보여줄 것이고

작년보다 큰 기쁨을 줄 것이다.

오월,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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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글 읽어주신 것, 고맙습니다.

 

 

▲     ©K-시니어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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