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흥=주간시흥 기자]
우리나라는 전기차 보급 속도와 수소차 보급 세계 1위라는 타이틀에 비해 충전 인프라 구축이 너무 느리고 그 수도 매우 부족해 그린 모빌리티(mobility) 실현에 큰 장애를 맞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미래차 상용화 발목을 잡는 충전 인프라>를 발간하고, 미래 모빌리티 확산의 단초인 충전 인프라가 수요 대비 턱없이 부족하다며, 생활거점 중심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후위기 대응, 포스트 코로나 친환경 산업구조 개편, 녹색일자리 신성장동력 확보 기회로 전기차・수소차 및 충전 인프라로 대변되는 미래 그린모빌리티 경쟁이 뜨겁다. 중국은 세계 전기차와 충전기 보급의 54%, 40%를 각각 차지하고, 일본과 독일은 선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 후 수소차 보급을 내세워 우리나라보다 수소차 보급이 훨씬 적은데도 수소 충전소는 전 세계 490개(2020년 12월 기준) 중 한국 47개(4위)에 비해 일본은 137개(1위), 독일은 93개(2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공용 전기차 충전기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운영 효율성도 낙제 수준이다. 충전수요가 적은 지점과 지역에 더 많은 설치가, 충전수요가 많은 지점과 지역에 더 적은 설치가 이루어져 수요-공급 미스매치 비효율성이 심각하다. 공용 급속 전기차 충전기의 설치지점과 충전량을 분석한 결과 시청 등 공공시설에 설치한 공용 급속 전기차 충전기는 전체의 29.6%로 설치지점 비중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지만 1기당 일평균 충전량 비중 순위는 4위로 13.7%에 그친다. 반면, 휴게시설은 설치지점 비중 순위가 8.8%로 5위에 불과한데도 충전량은 32.6%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도별 설치지역과 충전량도 엇박자다. 설치지역 순위가 각각 5위와 6위인 강원도와 전라남도의 충전량 순위는 15위와 16위에 그치고 있는 반면, 대구, 충청도, 대전 등은 충전량 순위는 높지만 설치지역 순위는 하위권이다.
결과적으로 공용 급속 전기차 충전기 1기당 적정 담당대수인 10대에 비해 현재 16.9대로 크게 부족하며, 거주지 및 직장 ‘생활거점’ 중심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미흡으로 2020년 신규 전기차 보급 목표 달성률은 60%에 불과하다.
수소 충전소 구축은 정부 목표 대비 달성률이 28.1%에 불과하다. 2020년까지 167개 구축이 목표였으나 47개에 그쳤으며, 그 중 42개(90%)는 도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산업단지 등 외곽지역에 있어 수요자들의 충전이 매우 불편한 상황이다. 여기에 인근 주민 반대, 인허가 지체와 입지규제, 기초지자체의 설치 갈등 중재 소극 대응, 민간사업자 시장참여 기피 등은 구축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강철구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래차 보급을 통한 친환경 자동차 시대 선도는 충전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가능하므로 향후 충전 인프라는 충전 효율성과 편의성에 기반한 생활거점에 집중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거지・직장에는 공용 완속 전기차 충전기를 확충하고, 주유소나 LPG충전소에 급속 충전기를 확대 설치하자는 것이다.
강철구 선임연구위원은 또한 “주유소와 LNG 공급소를 이용하여 도심형 수소 충전소를 확대하고, 수소 충전소 인허가 특례 도입과 함께 안전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홍보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