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부결, 내란선동 '무죄' 선고

강선영 | 기사입력 2021/02/14 [12:20]
강선영 기사입력  2021/02/14 [12:20]
트럼프 탄핵부결, 내란선동 '무죄' 선고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주간시흥



[주간시흥=강선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부결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심판 표결 결과 유죄 57표, 무죄 43표로 기각됐다. 탄핵 가결을 위해서는 공화당에서 17표나 반란표가 나와야 했기 때문에 부결은 예상됐던 결과였다. 그럼에도 공화당의 반란표가 불과 7표였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두 번째 탄핵심판은 당파적 대결로 끝을 맺게 됐다.

미 상원은 13일(현지시간) 오전 탄핵 심리를 재개하고 증인 소환 여부를 두고 대치했다. 최종 변론 진행에 앞서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이 지난달 6일 트럼프의 연설이 의회 난입 참사로 이어진 것을 진술할 증인 소환을 요청했고, 상원 표결에서 찬성 55대 반대 45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누구를 얼마나 부를지에 대해 양당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결국 증언을 듣는 대신 증거 채택으로 갈음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의 탄핵을 묻는 표결이 이어졌고 유죄는 57표로, 가결 정족수인 67표에 10표 부족한 결과가 나왔다. 양당이 상원에서 각각 50석씩 점유한 가운데, 공화당에서 7명의 의원이 트럼프 탄핵에 찬성했다. CNN은 리처드 버, 빌 캐시디, 수전 콜린스, 리사 머코스키, 밋 롬니, 밴 세스, 팻 투미 의원이 유죄에 투표했다고 전했다.

지난 9일 상원에서 트럼프 탄핵 절차 시작에 앞서 해당 절차가 합헌인지 여부를 묻는 투표에서 찬성표가 56표 나왔던 것을 감안하면, 하원 탄핵소추위원단과 트럼프 변호인단의 진술을 듣고 마음을 바꾼 의원은 공화당에서 단 한 명 뿐이었던 셈이다.

 

10일부터 이틀간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이 16시간을 전부 쓰며 트럼프 탄핵을 주장한 반면, 트럼프 변호인단은 12일 불과 4시간만 변론했다. 트럼프측은 공화당 의원들의 대거 반란이 없는 한 탄핵이 가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었던 것으로 보인다.

탄핵소추위원단은 진술 첫날인 지난 10일 새로운 영상과 사진 등을 제시하며 의회 난입 사태 당시 시위대의 적나라한 폭력과 긴박했던 상황을 보여줬고, 둘째날인 11일에는 트럼프 탄핵을 간곡히 호소했다. 소추위원단을 이끄는 제이미 래스킨 하원의원은 “대통령이 정부에 대한 폭력적인 반란을 선동했다면 그것은 중범죄인가 경범죄인가. 어떻게 투표할지 정할 때 상식만을 사용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그(트럼프)가 다시 공직에 돌아와 그런 일이 재발하면 우리(상원)의 책임”이라고도 했다.

반면 트럼프 변호인단은 “탄핵 추진은 정치적 보복”이라며 마녀사냥이라고 했다. 트럼프가 의회 난입 참사를 직접 지시했다는 상대의 주장도 “거짓”이라고 맞섰다.

 

이번 탄핵심판 절차는 지난 9일에 시작돼 불과 5일만에 마무리 됐다. 역대 가장 짧은 시간이다.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인한 트럼프의 첫번째 탄핵 심판도 21일이 걸렸다. 공화당은 미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의회 난입 참사를 재공론화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민주당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이 분산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는 2차례 탄핵을 피하기는 했지만 역사상 최초라는 기록을 많이 남기게 됐다.

트럼프는 미 대통령 가운데 최초로 임기 중 2번 탄핵 소추되는 인물로 기록됐고, 퇴임 뒤 탄핵에 직면한 최초라는 수식어도 함께 갖게 됐다.

또 이전 탄핵심판과 달리 대법원장이 아닌 상원의원이 탄핵심판을 주재했다는 기록도 갖게 됐다. 패트릭 레히(민주·버몬트) 상원의원이 심판장을 맡았다.

이날 탄핵심판 부결로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의 손아귀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하원에서 트럼프 탄핵에 찬성했던 딕 체니 전 부통령 딸이자 공화당 하원 서열 3위인 리즈 체니(공화·와이오밍) 하원의원이 지역구 공화당에서 탄핵되며 내년 재선 전망을 어둡게 하는 등 탄핵 찬성 의원들에 대한 압박이 심각하다.

당장 내년 재선을 걱정해야 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강력한 트럼프 지지자들을 의식해 탄핵표결에서 자신의 뜻대로 결정하지 못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공화당은 이런 와중에도 트럼프외 점점 거리를 멀리하려는 의도 역시 숨기지 않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재선을 위해 몰래 트럼프를 만나고 돌아다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탄핵이 실패했다고 해도 이것이 지난달 6일 폭동을 선동한 트럼프의 내란선동 혐의를 벗겨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공화당의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매코널 상원 공화당 대표는 표결에 앞서 공화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전직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헌법과 맞지 않지만 퇴임한 그에게 내란 선동 책임을 물어 형사기소하는 것은 헌법이 확실하게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간시흥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