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0년 만에 인간 정자 비밀 풀렸다 "기존 관념 뒤집는 연구결과"(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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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흥=강선영 기자] 인간의 정자는 꼬리를 흔들면서 물속의 장어처럼 헤엄친다는 일반인들의 관념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세계 최대의 과학 저널에 게재됐다.
연구를 수행한 사람은 영국 브리스톨 대학과 멕시코 국립 자치 대학 과학자들로, 이들은 과학 저널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이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자는 수영(swimming)이 아니라 회전(spinning)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추진력을 확보했다.
알려진 것과 달리 정자의 꼬리는 한쪽으로만 흔들려 똑바로 가는 추진력을 만들지 못했는데, 이렇게 소용돌이처럼 불안정한 동력을 직진이 가능한 전방 추진력으로 변환하는 게 바로 머리 부분의 절묘한 회전 운동이었다.
연구진은 정자 운동을 관찰하기 위해, 초당 5만 5천 프레임 이상을 촬영하는 초고속 카메라와 압전 기기를 탑재해 빠른 배율 조작이 가능한 현미경 스테이지 등을 총동원했다.
3차원 영상으로 보니 정자의 꼬리는 한쪽으로만 불안정하게 흔들렸고, 그대로 두면 정자가 제자리를 맴돌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머리 부분의 고도로 동기화된 회전 운동이 이 우스꽝스러운 꼬리 흔들기 결과를 전방 추진력으로 바꿨다.
언뜻 보면 장난치는 수달과 비슷하지만, 정자의 회전 운동엔 복잡한 운동 역학이 내재해 있었다.
예컨대 꼬리가 흔들리는 순간에 정확히 타이밍을 맞춰 머리가 회전해야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이 가능한 것이다.
물리학에선 이런 걸 '세차(歲差) 운동'이라고 하는데 지구와 화성이 태양 주위를 돌 때도 세차 운동이 관찰된다.
연구팀은 정자의 이런 진화 적응을, 불균형을 탈피해 균형을 창출한 '천재적인 수학 퍼즐 풀기'에 비유했다.
이 발견엔 엄청난 잠재적 가치가 있다고 연구팀은 자평한다.
단순히 과학적 오류를 수정하는 걸 뛰어넘어, 인간의 생식 과정과 불임 치료 등 연구에 지각 변동을 가져올 거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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