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적자 '1조7억' 창사 이래 최악, 지난 기록에 '10배'

강선영 | 기사입력 2020/05/06 [14:00]
강선영 기사입력  2020/05/06 [14:00]
SK이노베이션 적자 '1조7억' 창사 이래 최악, 지난 기록에 '1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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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이노베이션 최악의 적자 (사진-SK이노베이션 로고)     ©주간시흥

 

[주간시흥=강선영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분기 1조 775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도 1분기 매출 11조 1630억원, 영업손실 1조 775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3천281억원)와 비교해 적자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이번 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종전 최악의 기록과 비교하면 4배 이상이다. 2014년 4분기에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막대한 재고평가손실에 따라 4천217억원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으로 2천720억원의 영업외손실을 기록해 세전손실은 2조472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유가하락으로 대규모 재고관련 손실이 발생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석유제품 수요부진으로 인한 정제마진 약세로 석유사업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SK이노베션의 1분기 적자 규모는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는 2014년 연간 적자보다도 10배나 큰 규모다. 

 

특히 유가 급락으로 인한 재고관련 손실 규모는 9418억원으로 전체 손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결국 항공유와 휘발유 등 상품 가격이 원유가격보다 낮아지는 역마진 등으로 석유사업에서만 1조 63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 또한 유가하락으로 인한 석유제품 판매단가 하락과 수요 위축에 따른 판매 물량 감소로 분기 매출 기준으로 2017년 2분기 10조 5413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환율 강세에 따른 환차손 영향 등으로 2720억원의 영업 외 손실까지 더해져 세전손실은 2조 4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962년 회사가 정유 사업을 시작한 이후 최악의 실적으로 기록됐다. 

 

문제는 2분기에도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는데 있다. 

 

1분기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이 악영향을 미쳤다면 2분기는 코로나19발 석유제품 수요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국내 석유제품 소비량은 총 2억 2446만 배럴로 전년 동월 대비 7.41% 하락했다. 

 

4월 석유제품 소비량 통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3월보다 더 나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국내 정유4사는 정제한 석유제품의 약 절반가량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데, 4월 이후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미국과 중국 인도 유럽 등의 석유제품 소비량이 급격히 감소한 만큼 2분기 실적 또한 예상보다 나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유업계 수익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꼽히는 `정제마진(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값)`은 3월 말 이후 4월 말까지 7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정유 업계는 손익분기점이 되는 정제마진을 배럴당 4달러 선으로 보고 있는 만큼 4월 내내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던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부문 외에 화학사업 부문에서도 좋지 않은 실적을 기록했다. 

 

화학사업에서는 전분기보다 제품 마진이 개선됐음에도 납사(나프타)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971억원 감소한 89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화학사업의 분기 적자는 2015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윤활유사업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판매량 감소와 원가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580억원 줄어든 289억원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은 매출 감소에도 페루 88, 56 광구 운영 비용과 미국 자산의 감가상각비가 감소해 지난해 4분기보다 41억원 늘어난 453억원을 거뒀다.

 

배터리사업은 적자를 이어갔지만, 영업손실 폭은 75억원 줄여 1천4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완공한 중국과 헝가리 생산 공장을 올해 상반기부터 양산 가동하며 초기 가동비가 발생했지만,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손실규모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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