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병원 내 감염만은 꼭 막아야 한다

<건강칼럼> 센트럴병원 호흡기내과 문화식

주간시흥 | 기사입력 2020/03/05 [15:55]
주간시흥 기사입력  2020/03/05 [15:55]
코로나19, 병원 내 감염만은 꼭 막아야 한다
<건강칼럼> 센트럴병원 호흡기내과 문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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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식 前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장·가톨릭의대 명예교수

 

국내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7일까지 대구에서 의료지원을 하겠다고 자원한 의료인이 490명에 달한다고 한다. 의료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어느 때보다도 빛이 발하고 있다.

지금 대구경북 지역에는 의료진들이 격무에 시달리며 그야말로 바이러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감염병의 최전선과 최후보루는 모두 의료인이다. 코로나19의 감염 피크가 아직 언제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바이러스와 전쟁을 수행하는 '군인'인 의료인들의 안전과 건강은 그래서 무엇보다도 긴요하다.

일반 국민들의 생명보다 그들의 생명이 더 중하다는 것이 아니라 방역과 치료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의료인이 건재해야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다는 의미다.

군인이 없으면 전쟁을 수행할 수 없는 이치와 같다. 따라서 의료인과 병원의 감염을 극소화하는 대책과 전략이 절실하다.

 

이제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언급하는 것은 하릴없는 노릇이다. 앞으로는 감염확산을 막을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려면 앞으로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이 의료진 감염과 병원 내 감염이다.

병원 내 감염은 신종 감염병이 발생하면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로 지목된다. 이것만은 막아야 하고 설령 구멍이 뚫렸다 해도 극소화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병원을 매개로 한 감염은 대규모 인명피해가 따른다.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와 더불어 방문객, 의료진이 밀폐된 공간에 머물러 감염에 취약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특히 감염병을 치료해야 할 주체인 병원이 감염의 매개가 된다는 점에서 마지막 보루가 무너진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염병 전문가들은 병원 내 감염을 가장 경계하고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직 코로나19의 의료인 감염과 병원 내 감염은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

청도대남병원의 경우 기저질환으로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진 환자를 중심으로 사망자가 발생했고 확진자가 대량으로 늘어났다. 병원직원 감염은 소수에 그쳤다.

경남 한마음창원병원도 의사, 간호사 등 6명의 의료인이 감염돼 폐쇄됐다. 현재까지 확진되거나 감염이 우려돼 격리된 의사·간호사 등 의료인은 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과 치료 현장에 있어야 할 의료인들이 최소 2주간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다행히 아직 병원 내 감염과 의료인 감염이 많지 않은 것은 각급 병원과 의료인들이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 얻은 학습효과 때문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발생지인 중동지역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5개월여 동안 186명의 환자가 발생해 이 중 38명이 사망했다. 당시 감염자 186명 중 92.5%(172명)가 병원 내 감염이었다.

이중 25명(13.4%)이 병원 의료진이었다. 메르스 이후 우리 병의원과 의료인들은 감염병 대비 시설을 많이 갖추었고 감염병 대비 매뉴얼도 정비했다. 메르스 때는 음압격리실이 극소수에 그쳤는데, 이후 시설을 확충해 지금은 전국적으로 1200여실에 이른다. 여전히 부족한 형편이지만 2015년에 비해 장족의 발전이다.

 

감염병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의식은 크게 높아졌다. 이번 위기도 당연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감염병에 대한 대응은 정부만, 어느 한 병원이나 개인만 잘 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대구 집단 감염만 제외하면 최악 상황은 아니다. 국민들이 감염병 확산에 경각심을 갖고 임하고 있고, 생명을 건 의료인들의 사투가 벌어지고 있으며, 초기 해외유입을 강력히 막지 못한 부분은 있어도 정부가 조직적으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비교적 잘 수행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평가한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주 감염원으로 드러난 특정 종교단체 신자들을 중심으로 의심환자를 신속히 검사해 확진자를 격리하고 접촉자들을 면밀히 관리하는 일이다. 특히 감염 차단의 최일선이자 최후보루인 의료인과 병원 내 감염을 극소화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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