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치감(上)

뇌/척추관절 박사 오원교 원장이 들려주는 마음이야기(65)

주간시흥 | 기사입력 2017/03/09 [10:53]
주간시흥 기사입력  2017/03/09 [10:53]
자기가치감(上)
뇌/척추관절 박사 오원교 원장이 들려주는 마음이야기(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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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15년차 무던히도 싸웠던 한 30-40대 부부의 이야기다. 아내가 원하는 것은 집안일을 돕는 남자! “밖에서 돈 벌기가 얼마나 힘든데 돈 많이 벌어다 줬음 됬지. 무슨 집안 일? 집에서라도 좀 편히 쉬어야지. 난 손 하나 까딱하기 싫다구남편의 항변이었다. “지금 조선 시대 애기하고 있는거야? 나도 돈 번다구아내는 남편보다는 적은 연봉이지만 똑같이 일하면서 여자만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남편의 고정 관념이 못마땅했다. 남편과 나이 차이가 좀 나서 그런지 세대 차이가 나는 것 같기도 했다. 드라마와 인터넷에서 떠도는 집안일을 돕는 자상한 남편의 이야기와 높아진 기혼 여성들의 위상은 아내의 불만을 고조시켰다. ‘네가 벌면 얼마나 번다고?’ 자기를 무시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남편이라는 생각에 숨이 막혀 이 남자와는 한 평생을 같이 살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난 이런식으로 더 이상 당신이랑 못 살겠어. 우리 잠시 동안 떨어져서 우리 관계에 대해 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해아내는 남편에게 한 장의 편지를 써 놓고 급기야 가출을 해버렸다. 결혼 7년만에 어렵사리 낳은 어린 아들은 친정에 맡겨 놓았다. 남편이 퇴근 후 집에 돌아와보니 짤막한 내용의 아내의 손 편지는 남편의 자기가치감을 사정 없이 곤두박질치게 만들었다.

 

자기가치감이란?

자기가치감은 나는 다른 사람의 사랑과 관심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앞서 두 부부의 예화에서 결혼 십수년간 아내의 자기가치감은 계속 하락하였다. 마침내 바닥을 쳤고 급기야 아내는 자기가치감을 보호하고자 가출 선언을 한 것이다. 자기가치감은 일종의 사회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혹은 자신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사회적인 가치와 문화 분위기에 따라 좌우될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마치 한민족의 미인 얼굴 기준이 조선 시대와 지금이 다르고, 북한과 남한 미인의 기준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또 식사 문화도 한국은 밥그릇을 들고 먹으면 실례인데 반하여, 일본은 밥그릇을 들고 먹는 것이 예의이다.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배려는 자기가치감과 직결되어 있다. 만일 처음 보는 사람이 내 얼굴에 침을 뱉었다면 내 감정이 어떠할까? 아마도 화나고 자존심이 상해서 어떤식으로든지 불쾌함을 표현하며 따질 것이다. 성격이 급한 사람은 주먹부터 나갈 수 있다. 나의 자기가치감을 떨어뜨린데에 대한 복수를 함으로써 나의 자기가치감을 보존하려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마사이 부족은 얼굴에 침을 뱉는다는 것은 친근감의 표시다. 똑같은 행위인데 인종, 나라, 시대, 문화에 따라서 이렇게 자기가치감이 달라지는 것이다.

 

상대의 영향을 받는 자기가치감

객체로서의 자기(me)’는 다른 사람들과 자신 사이의 상호작용과 관계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 아내가 남편에게 사과를 좀 깍아달라고 했다. 평소라면 귀찮아했을법 한데도 기왕하는 것 좀 더 예쁘게 깍아놓고 싶었다. 아내는 요리가 빠르지만 가지런하게 음식을 접시에 놓는 것을 귀찮아하기 때문에 남편은 아내보다 잘하는 무엇인가를 보여줌으로써 자기가 가치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받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좀 더 성의껏 사과를 깍아 놓았다. “와우~ 사과 정갈하게 깍아놓은 것 좀 봐아내의 꾸미지 않은 감탄사를 들으니 ~ 역시 나는 괜찮은 남자야. 가정에서 꽤 인정받는 남자인걸?’이라는 생각과 함께 기분이 좋아지면서 그의 자기가치감이 올라갔다. 자기가치감은 상대가 좋아하고 나도 좋아할 수 있는 언행의 접점을 찾아서 그 일을 행할 때 올라간다.

/상담문의 365-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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