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사람과의 대화 기술(續)

뇌/척추관절 박사 오원교 원장이 들려주는 마음이야기(64)

주간시흥 | 기사입력 2017/02/23 [12:05]
주간시흥 기사입력  2017/02/23 [12:05]
가까운 사람과의 대화 기술(續)
뇌/척추관절 박사 오원교 원장이 들려주는 마음이야기(64)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 주간시흥


 

화가 난 이유에 대한 표현 바꾸기

정당한 분노는 자기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끼는 자기가치감과 자기 권리를 되찾는 역할을 한다. 분노 이면에는 충족되지 못한 욕구가 있다. 적당한 분노는 건강을 유지하지만 지나친 분노가 지속되면 건강을 해치기 일쑤다. 분노의 근원인 욕구를 충족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런데 사람들 대부분은 에너지를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쓰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을 처벌하는데 소모한다. 나와 다른 사람의 욕구에 공감으로 연결되기를 연습하면 에너지는 소모적에서 생산적인 방향으로 샘 솟는다. 생산적인 에너지 사용은 생각과 언어 바꾸기부터 시작한다. ‘나는 그 사람들이 ~했기 때문에 화가 난다나는 ~일 필요/중요하기 때문에 화가 난다로 의식적으로 바꾸어 본다.

 

화가 난 이유에 대한 생각 바꾸기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한 선생님의 이야기다. 한번은 두 학생의 싸움을 말리다 한 학생에게 코를 세게 얻어 맞았다. 선생님은 화가 나서 그 학생을 한 대 때릴 뻔했다. 그런데 며칠 후 우연히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학생에게 또다시 코를 얻어 맞았다. 이번엔 코피까지 났다. 사실 두 번째 코를 얻어 맞았을 때가 더 아팠지만 그 날은 전혀 분노를 느끼지 않았다. 그날 저녁 선생님은 이 일을 깊이 생각하면서 첫날 내 코를 때린 아이는 그전부터 마음 속으로 버릇없는 녀석이라고 꼬리표를 달아놓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 미운놈이 이런 짓을 하다니 너는 분명히 나쁜놈인게 분명해.’ 그러나 두 번째 아이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그 아이를 모범적이고 훌륭한 아이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 모범적이고 훌륭한 아이가 오죽했으면 싸웠겠나?’ 하는 걱정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코피가 났어도 전혀 분노를 느끼지 않았다. 선생님은 이 일로 화가 나는 것은 아이들의 행동이 아니라, 바로 내 머릿속에 있는 상대에 대한 생각과 그의 행동에 대한 나의 해석임을 깨달았다. 우리는 원하던 원치 않던 가정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각종 모임에서 유대 관계를 맺으며 그 사람과 가까이 지내야 한다. 상대에 대한 나의 생각과 그의 행동에 대한 나의 해석이 유연해질수록 화는 줄어들게 되고 대화는 부드러워진다. 가까움이 부자연에서 자연스러움으로 바꿔지는 대화의 기술은 상대의 이미지에 대한 재해석에서 시작한다. ‘생각해보니 그 사람도 꽤 괜찮은 면이 있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면 가까운 사람과의 대화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이른 셈이다.

 

원하는 것을 얻는 대화는?

상대가 게으르고, 못되고, 거짓말쟁이고, 탐욕스럽고, 무책임하고, 이기적이고, 돈과 지위만 좋아하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을 잘하니 그 사람은 없어져야 할 필요없는 존재라는 판단과 분석이 내 머릿속에 가득찼다면 그 사람은 우리가 원하는 것에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다. ‘상사는 돈만 아는 스쿠루지 영감탱이에 기회주의자야라고 상사를 비난만 한다면 부하는 진정으로 원하는 돈과 지위를 얻을 확률이 요원해지는 경우가 많다. 대신에 나는 돈과 승진이 필요해라고 나의 느낌과 욕구에 주의를 두면서 상사의 느낌과 욕구에도 주의를 두면 우리는 서로 같은 사람으로서 갖고 있는 공통점을 경험한다. ‘이 사람도 나와 똑같이 행복을 찾아 욕구를 충족시키려 하고 있구나라고 이해하며 대화를 시도해본다. 물론 비난으로 사람들을 위협해서 원하는 것을 취할 수도 있다. 상대가 두려움, 죄책감, 수치심을 느낀 나머지 태도를 바꿔 내 욕구를 충족시켜 주어 당면 문제는 해결되서 좋을지 모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실패했을 뿐 아니라 폭력의 순환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내고 나중에는 더 큰 댓가를 치르게 될 수도 있다.

T. 365-3119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간시흥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기사
광고